삶에 찌들고 빚에 몰리고… 노숙자·교도소 직원 목매

삶에 찌든 40대 노숙자와 빚에 몰린 50대 교도소 직원이 목을 매 숨졌다.

8일 오전 10시10분경 대전시 서구 갈마동 갈마도서관 뒤 야산에서 밤을 따던 김모(62·여)씨가 밤나무 가지에 목을 맨 남자를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모(40)씨로 밝혀진 이 남자는 수원이 고향으로 몇년 전 대전으로 내려와 노숙자 생활을 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이씨는 죽음의 예식을 치른 듯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은 채였고, 주위에는 이씨가 입었던 헌 운동복이 담긴 비닐봉지, 소주 한병, 담배 한갑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또 이씨의 상의 주머니에서는 수십 장의 인력공사 명함과 수원시 모 도서관 회원증, 전라도 남원에 있는 노숙자 공동체로 가는 약도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가 몇년 전부터 노숙자 생활을 했고 평소 술을 자주 마셨다는 주위의 말로 미뤄 신변을 비관,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이씨의 유족을 찾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8시15분경 유성구 대전교도소 부속 하수처리장 건물에서 직원 백모(52)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동료들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조사 결과 하수처리장에서 보일러공으로 일해 온 백씨는 보증 등으로 1억5000여만원의 빚을 졌고, 지난 7일 밤 손목에 자살 시도 흔적을 보았다는 부인의 진술 등으로 미뤄 빚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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