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기획-우리말 바로 사용하자]①총괄

한글 반포 557주년을 맞았다.

한글은 전 세계에 몇 안되는 고유 언어임에도 이에 대한 전승 및 보전 노력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특히 최근 들어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언어 왜곡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557살, 노령화로 취급되는 우리말 한글의 현 실태를 점검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한다.
?<편집자 註>

글 싣는 순서

①?총괄
② 세대간 언어괴리
③?겉도는 국어교육
④ 통일대비·세계화

우리말을 바로 사용하자.

언어는 나라의 근간이자 공동체의 시작이다.한 나라의 언어는 단순히 여러 사람들의 의사 교환을 위한 도구 이전에 그 나라의 문화와 국민성을 나타내는 상징이다.

그런만큼 언어는 가꾸고 발전시키기에 따라 문명의 발전을 이끌어 내는 첩경이 되지만 노력을 게을리할 땐 민족 정신이 퇴색되고 겨레가 사라지는 운명을 감수해야 한다.

500여년 동안 선조들이 고이 지켜 온 우리말은 최근 10여년 사이에 만신창이가 됐다.

채팅 용어, '외계어' 등의 범람은 '계층 방언'이란 신조어를 낳으며, 세대간 언어 단절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국·한문 혼용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쏟아진 영어 등 외국어는 우리말의 설 자리를 밀어내며, 우리말 위기를 재촉하고 있다.

길거리 상점 간판이 외국어 홍수를 이루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젠 우리말을 외국어인양 사용하는 비틀림 현상마저 일어나며, 한글도 외국어도 아닌 조어(造語)들을 하루에도 수십개씩 양산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우리말보다 햄버거, 게임 등 외국어에 더 익숙해지며 빠르게 외국 문명을 흡수하고 있다.

요즘도 경찰서에 걸린 현수막에는 '2003 민유 총기 일제 점검'이란 의미를 모르는 글들이 자주 걸리고 있고, 농촌지역에서는 논 위에 '차집관거' 공사라는 글씨를 종종 볼 수 있다.

과거부터 사용했던 '개인이 가지고 있는 총기'란 뜻의 민유총기와 최근에 우리말화된 외래어가 혼선을 빚는 한 단면이다.

이런 상황에도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기대 이하에 머물고 있다.

현재의 표준어 규정은 70년 전에 만들어진 후 개정 작업이 거의 없었다.국어학자들은 지나치게 제한적인 표준어 규정은 언어의 바람직한 발전을 오히려 저해한다고 조언했다.

전 국민이 공유하는 언어임에도 비표준어란 멍에와 함께 사회적으로 사용이 금지되며, 언어의 발달에 뒷걸음질치고 있는 셈이다.

일선 학교의 우리말 교육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재 일선 학교의 국어 교육은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를 나누어 가르친다.

수년 전만 해도 읽기와 쓰기에 초점을 맞췄던 수업보다 발전한 것이지만 조기교육 확산과 함께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한글을 미리 다 떼면서 일선 교실은 제대로 된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읽기와 쓰기, 듣기보다 상황 이해에 수업의 초점이 맞추어지면서 조기 한글 교육을 안 받은 학생들을 부진아로 내몰고 있다.

이외에도 분단 50여년째인 남·북간 언어의 이질화 정도가 심각해 번역하지 않고는 뜻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달라진 표현들이 많은 것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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