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와 여자프로농구단 KB국민은행 세이버스(이하 세이버스)가 연고지 이전에 관한 원칙적인 합의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이전 계획 발표가 늦어지고 있어 의구심을 낳고 있다.

남상우 청주시장은 지난 1일 “세이버스가 연고지를 청주로 이전키로 했다”며 공식발표했다. 남 시장은 이어 “세이버스 측과 연고지 이전과 관련 청주실내체육관 등 시설 사용에 대해 협의된 데다 성무용 천안시장과도 연고지 이전에 따른 양해를 구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청주시의 공식발표와 달리 세이버스는 연고지 이전과 관련 “아무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혀 청주시의 발표와 다른 입장을 보였다.

세이버스 관계자는 “연고지 이전과 관련 청주시를 최우선 후보지로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실무 협상과정이 마무리 되지 않아 구단의 최종 결정이 지연되고 있다”며 “프로농구 경기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도 갖추지 않은 채 연고지 이전부터 확정할 수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세이버스가 청주시에 연고지 이전에 관해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고 청주시가 이를 수락한다는 공문으로 회신하며 연고지 이전에 관해 원칙적인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이전 계획이 발표되지 않는 이유는 실익을 계산한 양 측의 줄다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세이버스 연고지 유치와 관련 기본적인 시설은 보수 및 지원한다는 원칙을 세우면서도 시급한 문제는 세이버스에서 자체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가 연고지 유치와 관련 원칙론적인 입장을 들고 나오는 이유는 세이버스가 천안시와 체육관 대관 협상에 실패해 반드시 연고지를 이전해야 한다는 속사정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세이버스가 천안에 위치한 연습구장과 숙소를 단기간에 이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천안에서 출퇴근이 가능하고, 65만 명의 인구와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프로스포츠구단이 전무한 청주시는 세이버스 입장에서도 가장 유리한 연고지임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청주시와 세이버스는 금주 중 다시 실무자 회의를 갖고 연고지 이전에 관해 조율할 예정이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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