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예산·서천産등 생산량 40% 가까이 유출

충남쌀의 경기미 둔갑 유출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벼 수확량이 줄었다고 하지만 충남의 단보(10a)당 생산량은 올해도 전국 최고를 기록하면서 내달부터는 추곡수매량(6만t)의 19배에 달하는 벼들이 개별수매로 몰릴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충남쌀의 경기도 유출 현상이 극심해질 전망이다.

충남도와 시·군은 충남쌀 이미지 저하를 초래해 온 충남쌀의 경기도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입해 가는 경기도 도정업자들 때문에 이러한 홍보 대책이 실효를 거둘지 의문이다.

당진, 예산, 서천군과 논산시 등에 따르면 해마다 많게는 생산량의 40% 가까이를 경기지역에서 매입해 가고 있다.

경기지역 매입벼 대부분이 고품질 조생종이다 보니 결국 충남브랜드를 달고 판매되는 쌀은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져 판매부진 및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 가락동시장에서 충남쌀은 80㎏들이 한가마에 16만2000원인 데 비해 경기미는 18만8000원에 거래돼 16%의 차이가 있고, 백화점에서 유통되는 20㎏들이 소규모 포장쌀의 경우 최고 48%까지 충남쌀이 싸게 팔리고 있다.

또 경기도 업자들이 ㎏당 1400~2000원선의 좋은 가격에 벼를 사가는데다 이를 당장 팔지 않고 보관할 경우 만만치 않은 보관비용이 들어 농민 입장에서는 이렇다 할 판로 확보없이 마냥 기다리기란 쉽지 않다.

이를 지방자치단체가 매입을 주선하거나 또는 직접 매입,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는 지역 브랜드를 개발해 농민들로부터 자발적인 매매 자제 분위기를 이끌어 내지 않는 한 고급 충남쌀의 경기도 유출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도 관계자는 "도 농정의 최고목표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경기미와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라며 "그러나 철만 되면 농가에 고급쌀 유출을 자제해 줄 것을 적극 홍보하지만 현실논리에 밀리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타 지역에서 벼를 사 오는 것은 개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파악이 안 된다"며 "경기미가 전국 최고 품질을 자랑하는데 타 지역에서 웃돈을 주고 쌀을 사 올 이유가 없다"며 충남쌀 유입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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