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왕우렁이 호라용 벼농사 해롭다" 발표

왕우렁이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이 생태계 교란과 벼피해의 원인이 된다는 정부의 발표 이후 충남도내 친환경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28일 도에 따르면 농림부와 농촌진흥청 등이 공문을 통해 '왕우렁이 자연입식시 농작물피해가 우려된다'는 내용을 적극 홍보할 것을 권고했다.

오리농법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도내의 경우 타 지역에 비해 우렁이농법 사용 농가는 적은 편이지만 오리농법이 대중화되면서 우렁이농법을 도입하려는 농가도 적지 않다.

친환경농업 집적지로 떠오르고 있는 홍성(177㏊), 아산(62㏊) 지역의 경우 친환경농업의 다변화를 위해 우렁이농법 도입을 적극 검토했으나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보류 중이다.친환경 시범마을로 지정돼 다양한 체험코스 개발을 구상했던 청양 화성면 기덕리 76농가(55㏊)와 상황리 58농가(63㏊)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전남 해남지역의 경우 우렁이농법을 아예 시범사업에서 제외시키는 등 자치단체의 지원을 중단했다.

그러나 환경농업 관계자들은 실제 생태계에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렁이농법을 해악적인 것으로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월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던 왕우렁이가 일부 지역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밝혀져 황소개구리와 같이 개체수가 급증, 생태계 교란 우려가 있다는 게 농진청측의 설명이다.

최근 강화도에서 우렁이농법을 배워 온 청양군의 김모씨는 "일부 지역에서 우렁이 어린모를 갉아 먹는 것은 봤지만 오리가 벼를 손상시키는 정도와 비슷하다"며 "환경농법의 다양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이처럼 우렁이농법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열대지방에서 왕우렁이가 벼 해충으로 분류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장조사를 통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지만 일단은 우렁이농법 도입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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