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먹거리 '폐백·이바지 음식'

가을은 오곡백과가 익는 계절인 동시에 선남선녀가 백년가약을 가장 많이 맺는 계절이기도 하다.

혼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폐백 음식과 이바지 음식.

폐백 음식과 이바지 음식은 아직까지는 양가의 가풍 등을 알아보는 잣대로 여겨지고 있으나 지나치게 허례허식을 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대추고임 속을 당면튀김이나 스티로폼 등으로 채운 것은 아무리 시대가 변했어도 결례가 되니 주의해야 한다.

가장 좋은 폐백 음식과 이바지 음식은 양가의 정성과 솜씨를 흠뻑 담는 것으로, 만일 사정이 여의치 않아 폐백 음식 대행점에 맡기더라도 구절판의 내용물이나 대추고임 등의 속을 꼼꼼히 체크해 보는 것이 '가문의 영광'을 이어가는 길.


◆폐백과 폐백 음식
폐백은 혼례를 마친 신부가 시부모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는 의식으로 시아버지에게는 대추를, 시어머니에게는 육포나 편포 혹은 닭을 올린다.

폐백 음식은 지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닭과 대추·밤을 이용한 대추고임, 구절판, 폐백술이 기본이다.

서울 및 경기지방은 육포나 편포에 술과 대추를 올리며, 그 가짓수가 많지 않은 데 비해 전라도나 충청도는 화려하게 장식된 닭을 주로 하고 가짓수가 많은 것이 특징.

닭은 봉황을 닮았다 해서 예부터 상서로운 짐승으로 숭상시되어 왔는데 혼인을 앞둔 집에서는 어린 장닭을 정성껏 키워 혼례상에 올리곤 했다.

바다에 인접한 경상도나 전라도 지방은 신선한 해물이 풍부한 까닭으로 폐백이나 이바지 음식에 전복, 문어, 대합, 새우, 소라 등의 해물류가 많이 사용된다.

폐백 때 절수건으로 받은 대추는 깨끗한 한지에 보관했다가 신부에게 주어 첫날밤 신랑 신부가 먹도록 하는데 정력이 놀랍도록 좋아진다는 방중 비약으로 전해지며, 다산과 득남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바지와 이바지 음식
이바지란 말 그대로 사돈댁의 잔치에 이바지한다는 뜻으로 이바지 음식은 사돈댁의 잔치에 보탬이 되고자 대신 준비해 둔다는 의미를 가졌다.

신랑은 혼례를 치르기 위해 신부댁으로 오면서 함과 함께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해 오며, 여러 날을 묵은 신랑은 폐백 음식과 함께 혼례에 사용했던 여러 가지 음식을 가지고 본가로 돌아온다.

이바지 음식으로는 각종 장아찌, 부각류나 장산적 모듬전류, 그리고 약고추장이나 젓갈류, 삼색 북어보푸라기나 호두장, 장포나 더덕삼병 등이 포함된 밑반찬 이바지가 대표적이나 지역마다 입맛을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에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쌀을 이용한 떡 이바지와 인삼 한과나 인삼 정과 등을 이용한 인삼 이바지가 있으며, 곶감·오징어·문어오림이나 엿강정 등을 이용한 다식 이바지 등이 보편적인 이바지 음식이다.

이 외에도 호박엿, 찹쌀엿, 밤엿 등의 한과 이바지와 찹쌀 발효식품인 병과 이바지 등이 사용된다.

자료협조 : 궁중폐백전문점 진수(042-484-9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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