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무차별적 성토작업 토양 척박

대전수목원에 식재된 나무들이 최악의 토질로 고사위기에 놓였다.

24일 대전시에 따르면 2007년까지 3단계로 나눠 추진 중인 수목원은 1단계 성토시 외부 대형 공사장의 심토 반입으로 각종 토양 유기물이 부족해 현재 식재되고 있는 수목의 활착과 생장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대전수목원은 지난 2001년 1단계 조성구역 8만652㎡에 기반 조성용 토사 39만5000㎥를 반입했다.

그러나 시는 성토에 필요한 토사 확보 및 예산절감 차원에서 당시 중구 목동 대아아파트 건설 현장과 지하철 공사 현장 등 각종 대형 공사장에서 발생된 토사가 무차별적으로 반입됐다.

이로 인해 수목원의 표층은 대부분 토양 유기물이 부족한 질 낮은 마사토와 모래 및 암석 등이 섞인 흙으로 덮여 졌으며, 이는 새롭게 식재된 수목의 생육뿐 아니라 고사위기까지 초래하고 있다.

게다가 둔산지구 조성시 마구잡이로 조성된 기반공사로 인해 수목원 조성 후에도 빗물 등의 배수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둔산지구의 경우 대규모 택지개발로 이뤄진 지역으로 개발 당시 기반을 임의적으로 단단하게 다졌기 때문에 배수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이미 둔산지역 공원에 식재된 나무들의 생육부진 등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박관수 충남대 교수는 "공사장에서 유입되는 토사는 대부분 모래와 암석이 섞여 있어 나무가 더디게 자라거나 심할 경우 고사할 수도 있다"며 "토양에 영양분을 제공하기 위해 비료와 점토, 양질의 토양 등으로 영양분을 보충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토양 전문가들도 "대전수목원뿐 아니라 대전지역에 대한 표토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전지역의 정확한 토질조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시는 이에 따라 수목 식재를 살리기 위해 1단계 전 지역에 대해 유기질 비료 1만6000포를 살포키로 하는 등 긴급조치에 들어갔지만 토질이 너무 척박해 어느 정도까지 효과를 거둘지 미지수다.

수목원 조성사업은 2007년까지 3단계에 걸쳐 서구 만년동 남문광장 일대 39만4000㎡에 사업비 297억원을 들여 수목 125종 140만본, 초화류 87종 279만본이 식생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인공 수목원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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