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극복하고 사업가 도전 최윤택씨

▲ 광고제작·홍보 사업을 하는 최윤택씨.

홍성후 기자 hippo@cctoday.co.kr

“아직 제대로 이룬 것은 없지만 저를 보고 많은 장애인들이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몸이 조금 불편할 뿐이지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가 있죠.”

6일 대전시 대덕구 법동 한마음아파트. 최윤택(55) 씨는 한창 컴퓨터로 고객으로부터 의뢰받은 광고를 만드는데 여념이 없었다.

최 씨는 지난 1월부터 자택에서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 씨가 하는 일은 중소기업체로부터 의뢰받은 광고를 만들어 인터넷 카페 등에 홍보하는 일이다.

또 고객에게 주문받은 상품을 업체에 연락, 중개해 주는 역할도 함께하고 있다.

최 씨가 이 일을 시작한지는 얼마 안됐다. 하지만 일을 하는 모습에서 최 씨의 자신감이 엿보였다.

최 씨는 “이 일을 시작한지는 얼마 안 됐어요. 올해 초부터 시작했으니까 이제 5개월 정도 되가네요. 하지만 이 일이 너무 재미있어요”라며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성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입니다”라고 자신의 일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씨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펼쳤던 교회 일을 그만두고부터다. 지난 2007년 교회 일을 후배에게 넘겨주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마땅히 없었던 것. 이에 최 씨는 그동안 마음속으로만 생각했던 경영학, 마케팅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고 지난해 초부터 6월까지 대구교육센터에 가서 경영학과 인터넷광고 관련 과정을 수료했다.

최 씨는 “예전부터 공부하고 싶었지만 속으로만 생각했지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는데 교회 일을 그만두고나니 딱히 할 일이 없어져 공부를 해 보기로 결심했다”며 “아직 일을 할 수 있는데 벌써 쉬면 안되지 않느냐”면서 미소를 지었다.

현재 최 씨가 광고대행을 하고 있는 업체는 3군데. 다른 일반업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거래처 수지만 최 씨는 이에 대해서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일을 열심히 하면 자신에게 광고를 대행하는 업체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최 씨는 “지금은 솔직히 수입이 거의 없어요. 이것 빼고 저것 빼면 남는 게 없죠. 하지만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점차 제가 대행하는 업체 수도 늘어나고 수입도 함께 늘어나겠죠”라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 씨는 처음에는 장애인이 아니었다. 20살 때 발병한 원인모를 병으로 인해 15년간 병원신세를 지게 된 이후 그 후유증으로 인해 장애인이 됐다. 처음에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최 씨는 차츰 적응하면서 남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최 씨는 “예전에는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뚫어지게 쳐다보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며 “그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당시에는 어디로 이동한다는 것이 두려울 정도로 장애인에 대한 이동권이 매우 안 좋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장애인 콜택시가 있어 혼자서 서울에도 다녀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 씨는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아직도 부족한 인프라에 대해서도 말을 빼 놓지 않았다.

특히 최 씨와 같이 장애인이 무슨 일을 하고 싶어도 신용이 낮은 상태에서 어떤 대출도 받을 수가 없기 때문.

최 씨는 “장애인이 무슨 일을 하고 싶어도 재정적인 상황이 안 돼 일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대부분 장애인의 재정형편이 안 좋은데 돈을 빌릴 데가 없으니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할 수가 없는 만큼 정부에서 신경을 써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일을 꿋꿋이 해 나가고 있는 최 씨는 자신의 장래에 대해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최 씨는 “제가 남들에게 받은 만큼 다시 돌려주고 싶어요. 세상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만큼 남들을 도와주며 살아야지요”라며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좀 더 성공하면 다른 장애인들에게 알려 줄 생각입니다. 그래서 장애인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네요”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성우 기자 scorpius75@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