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형 수

▲ 김형수씨

충청향우회가 분열을 맞아 현재에까지 이른 계기는 지난 2001년 늦가을 충청향우회 주관 전국등반대회 개최시 몇몇 분을 초청하지 못한 것이 발단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 후 2002년 1월 말 충청향우회 중앙회 운영위원회의 회장선출 과정을 통해 불미스럽게도 벌어지지 말아야 할 충청향우회의 분열이 현실화되었고, 승자도 패자도 없이 서로 좋지 못한 감정만 남긴 채 현재까지 2년간 불행한 관계를 지속해 오고 있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 당시 조직실무 역을 담당했던 한 사람으로서 분열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하며, 늘 충향인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또 충청인들의 저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미비한 힘이나마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00년 12월 향우회 회장에 취임한 박준병 회장은 매우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된다. 전형적인 충청도의 인정 많고 인자한 선비이자 육군 대장을 역임한 분으로 남을 배려하고 격의 없이 회원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회장으로 재직했었다. 그러나 정치적 이해의 굴레를 과감히 탈피하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향우회로 탈바꿈하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상황이 여의치 못하자 결국 가슴을 쓸어안고 스스로 회장직을 내놓았었다.

18년이란 긴 역사를 갖고 있는 충청향우회 중앙회가 왜 자꾸 쇠퇴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정치적인 이해관계의 비중이 너무 크다는 데 있다.

예를 들면 타 도 출신들은 정치적 색깔이 분명하기 때문에 충향인들이 별 이의 제기를 하지 않고 정치단체와 함께 어울리면서 친목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충향인들은 하나의 세력이 아닌 다자로 지지층이 형성되다 보니 타향인들처럼 하나의 정치적 색깔을 노출시키는 것이 친목활동 활성화에 매우 부담스런 부분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충청향우회에서의 친목활동에 있어 회장을 비롯한 사무총장은 최소한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이 맡아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충청향우회도 하나의 거대한 임의단체로서 다수의 다양한 계층이 결집하다 보면 종종 상호간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인하여 반목이나 불화 등 향우회 본연의 취지와 목적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젠 충청향우회가 변화해야 할 때다. 충향인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단체는 결국 외면당하고 도태된다는 만고의 진리를 생각할 때다.?

둘로 나눠진 현 충청향우회 임원진들은 작은 틀을 버리고 큰 틀에서 향우회를 운영해 주길 바란다.

향우회가 그렇게 운영될 때에야 비로소 충향인들로부터 향우회가 신뢰을 받을 수 있고, 향우회의 미래도 진정 밝게 된다는 생각이다.

<약력> ▲전 충청향우회 중앙회 사무총장 ▲현 행범련 수도권본부 사무총장 ▲㈜대둔기획 사장 겸 월간 신행정수도뉴스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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