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병을 앓고 있는 딸의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농기계를 훔친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혀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충남 논산경찰서는 4일 병원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농기계를 훔친 이 모(38) 씨에 대해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 1일 밤 10시 30분경 충남 논산시 한 비닐하우스에 있던 고 모(40) 씨 소유의 트랙터(시가 1600만 원 상당)를 자신이 가지고 있던 키를 이용해 시동을 걸어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 씨는 트랙터는 같은 기종이기만 하면 다른 열쇠라도 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경찰에서 “딸이 신우신염을 앓고 있어 한 달에 70만~80만 원의 치료비가 드는데다 신장수술도 해야 돼 트랙터를 훔치게 됐다”며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도저히 돈을 구할 수 없어 결국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경찰 관계자는 “훔친 트랙터도 되찾았고 피해자도 처벌을 원하지 않아 최대한 정상 참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우·논산=김흥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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