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김치를 담는 것보다 사 먹는 비용이 더 싸다."

지난 여름 불어온 태풍과 올 겨울 갑자기 추워진 날씨 등 이상 기후의 영향으로 배추, 무 등 김장채소와 젓갈류 가격이 지난해보다 상승세를 보여 4인 가족을 기준으로 김장김치를 담는 것보다 포장김치를 사 먹는 것이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대전점이 4인가족 기준 김장비용(배추기준 20포기·30㎏)을 산출한 결과 13만∼14만원으로 조사돼 포장김치 20포기를 구입했을 때의 예상비용 10만∼13만원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장김치를 구입했을 경우의 가격은 농림부와 농협 등 각종 물가협회에서 조사한 올해 4인 가족 김장비용(10만∼15만원)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올해 김장을 담지 않는 가정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유통업체에서는 김장재료와 용품을 판매하는 행사는 지난해보다 보름정도 늦게 시작하고 축소시킨데 반해 포장김치에 대해서는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가격할인에 들어갔다.

주부 정모(30·대전시 대덕구 읍내동)씨는 "배추, 무 등 채소값은 오른데 비해 포장김치 가격은 1년 내내 변동이 없어 김치를 사먹는 것이 더 저렴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최근 젊은 주부들은 아예 김장을 준비하지 않고 조금씩 때마다 사먹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사 먹는 것도 좋지만 담는 사람의 정성과 손길에서 맛을 느낄 수 있는 김장김치 맛이 갈수록 그리워질 것 같다"며 "수백년 이상 각 가정마다 겨우살이용 김장김치를 담가온 우리의 고유한 문화가 사라지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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