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색 배제 '순수친목회' 지향

"향우회 모임은 순수한 친목만을 지향해야 합니다."

서천군 향우회(회장 김영호) 김재수 부회장은 군 향우회의 아픈 기억을 더듬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의 군 향우회는 최초 군 향우회 해산으로부터 17년 공백기를 거친 뒤 지난 93년 재출범했다.

김 부회장은 "너무 오래돼 정확한 시점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정치권이 향우회에 개입, 알력싸움 등이 심해 결국 해산된 걸로 안다"며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재출범한 군 향우회에서는 정치색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군 향우회가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은 회원들이 모임에 참석할 때만큼은 사회적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따스한 이웃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김 부회장은 "사실 그런 게 가장 힘들지만 현재까진 잘되고 있고, 모였다 하면 호텔측에서 항의가 들어올 정도로 흥겹게 오래도록 함께 시간을 갖는다"고 자랑했다.군 향우회는 현재 15명의 회장단(읍·면·별 13명 회장 포함)으로 구성돼 있고, 회원수는 4000여명에 이르며, 연말에 총회를 가지면 한꺼번에 500명 이상이 모이는 상황이다. 향우회 산하에 특별한 취미 모임은 갖지 않고 있으나, 장학사업을 시도한 바는 있고, 좀 더 체계적으로 실시하기 위해 현재 준비 중이다.

김 부회장은 "원래 3억원 정도를 예상했으나 5000여만원밖에 모여지지 않아 재단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금액을 좀 더 추가해 재단을 마련, 소년소녀 가장을 중심으로 장학사업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군 향우회 소속 사회 유명 인사로는 이긍규·조중현 전 국회의원, 이우복 전 대우그룹 회장, 박명규 관광공사 전 감사, 방옥균 서울식약청장, 이대원 육상연맹 회장, 코미디언 김성남, 나한일 해동검도 창립자 등을 꼽을 수 있다. 서천군은 특히 장항농고 출신의 인사가 많다. 박형순 전 서천군수, 관내 장급들이 대부분 이 학교 출신.

김 부회장은 "순수한 친목모임으로 앞으로도 운영해 나갈 계획"이며 "특히 40대 이상 젊은 세대들을 많이 영입해 향우회를 이끌 후진 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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