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밥상·어머니 손맛…김치찌개랑 밥한그릇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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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밥상·어머니 손맛…김치찌개랑 밥한그릇 뚝딱
  • 권도연 기자
  • 승인 2009년 05월 08일 14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9년 05월 08일 금요일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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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추천맛집]임호범 정치부 기자 ‘학선식당’

▲ 임호범 정치부 기자가 학선식당에서 김치찌개 속 김치를 건져 밥 위에 올린 다음 입 안에 넣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권도연 기자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에 김치찌개가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김치찌개는 친근하고, 익숙하고 그래서 만만한 음식이다. 우리 모두가 김치찌개 맛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일까. 막상 맛있는 김치찌개집을 찾으려면 쉽지 않다.

임호범 정치부 기자는 지난 6일 “‘맛 끝내주네’ 소리가 나올만한 김치찌개집을 알고 있다”며 현재 출입처인 충남도청 인근의 학선식당에서 만나자고 했다.

한적한 분위기에서 촬영하기 위해 오전 11시 20분쯤 식당에 도착, 이른 점심을 하기로 했다.

이 집은 도청 정문에서 대전세무서 방향으로 100m가량 떨어진 허름한 식당인데, 간판 없이 외관만 본다면 영락없는 가정집이다.

식당에 들어서니 20여 평의 공간에 외부 테이블이 대여섯 개 있고, 안쪽에 스무 명가량 앉을 수 있는 방 두 개가 이동식 칸막이로 나뉘어 있다.

지난 76년 문을 열어 도청 인근에서 가장 오래된 학선식당은 세월의 풍상과 함께한 구수한 사연이 많은 곳이다.

임 기자는 “2003년 충남도청을 1년쯤 출입했고 이어 지난 2007년 말부터 다시 담당하게 돼 자주 오는 식당”이라며 “어릴 적 어머니가 신김치랑 돼지고기 넣고 끓여준 김치찌개 맛이 생각날 때마다 들른다”고 소개한다.

방 한쪽에 자릴 잡고 차림판을 봤더니 김치찌개부터 우렁된장·아귀탕·삼계탕·홍탁·돼지두루치기에 이르기까지 16종류나 되는 메뉴가 있다.

메뉴가 다양해서인지 식당에서 음식을 배달해 먹는 사람도 많다. 이날도 김치찌개 6인분의 주문을 받는 전화통화 소리가 들린다.

임 기자는 “홍탁 등 다른 음식도 잘하지만 인기메뉴는 김치찌개”라며 김치찌개 2인분을 주문한다.

▲ 식탁 위에서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왼쪽)와 함께 나온 반찬, 그리고 계란말이 모양으로 썰어 내온 파전(오른쪽 아래).

김치찌개만 시켜도 때깔이 진하면서 쫄깃한 잡채를 비롯, 동치미·콩나물무침·무말랭이·김 등 10여 가지 반찬을 차려준다. 임 기자에 따르면 이 집은 인심이 후해서 찌개육수든 반찬이든 뭐든지 달라는 대로 넉넉하게 되채워준다. 단골의 발길이 잦아지는 까닭이다.

그러면서 그는 “김치찌개와 궁합이 잘 맞는다”며 파전 한 접시를 추가로 주문한다.

잠시 후 주방에서 일차로 끓여 김이 모락모락 나는 김치찌개를 내오더니 위에 올려줬다. 큼지막한 두부와 숭숭 썬 대파가 푹 익도록 식탁 위에서 팔팔 끓이면 국물맛이 진한 일품 김치찌개가 된다.

임 기자는 “고기를 좋아해 어릴 때 별명이 ‘고기대장’이었다”며 “이 김치찌개도 돼지고기를 먹어보면 비계가 고소한 게 천하제일의 맛이 나 반했다”라고 했다.

겉도는 기름기가 없이, 국물과 함께 익은 고기는 야들야들 입에서 녹았다. 특히 너무 시지도, 설지도 않게 적당히 익은 김치가 찌개맛을 살려준다.

임 기자는 매콤한 국물이 밴 두부와 푹 퍼진 김치를 밥 위에 얹더니 ‘앗 뜨거워’를 연발하면서도 맛있게 먹는다.

임 기자는 “신김치를 쭉쭉 찢고 비계가 두툼한 돼지고기를 넣어 끓인 김치찌개는 얼큰하면서도 국물이 기름지지 않아 더부룩할 때 먹으면 꼬였던 속이 풀어지는 느낌”이라며 “김치찌개 한 가지만으로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우기에 충분하다”라고 말한다.

▲ 임호범 기자가 부추와 돼지고기를 넣어 노릇하게 지져내온 파전 한 조각을 젓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고 있다.
줄어드는 밥이 아쉬워지는 순간 파전이 나왔다. 부추와 돼지고기를 넣어 노릇하게 지져내온 파전은 일반적인 둥근 모양이 아니라 먹기 좋게 썰어 가지런히 놓인 모습이 두툼한 계란말이처럼 보인다.

임 기자는 “파전은 한입에 다 넣어야 그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며 “파 향이 입안에서 확 퍼지는 게 진짜 맛있다”고 설명한다.

이열치열 때문일까. 후텁지근한 날씨에 펄펄 끓인 찌개와 파전이 뜻밖에 궁합이 맞는 듯하다. 여기에 34년간 밥장사만 했다는 주인장 내외의 손맛까지 곁들여지니 젓가락이 쉴 틈이 없다.

고성곤 사장은 “한 번에 1000∼2000포기씩 대량으로 담가 숙성김치를 쓰고, 얼리지 않은 돼지고기만 넣기 때문에 제맛이 나는 것”이라며 “충남도청에 단골이 많아 몇 년 후 도청이 홍성으로 이전하면 음식 맛을 알아주는 사람들을 따라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아주 색다른 음식보다 자주 먹어봤던 음식이 맛있을수록 감동이 큰 법이다. 직장인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사로잡으며 오랜 시간 버텨낸 학선식당의 음식은 소박하지만 정겨웠다.

권도연 기자 saumone@cctoday.co.kr 동영상 편집=허만진 영상기자 hmj1985@cctoday.co.kr

학선식당
 
△주요메뉴: 김치찌개·우렁된장·비빔밥·파전(5000원), 생태탕·아귀탕(7000원), 갈치찌개·삼계탕(8000원), 홍탁(3만 원), 홍어탕(7000원), 아귀찜·토종백숙(3만 원), 국수(4000원), 돼지두루치기(중/1만 2000원, 대/1만 5000원)

△예약문의: 042-256-4057

△영업시간: 정오부터 밤 9시 30분까지(배달 가능)

△주차: 별도 주차 공간 없음(인근 관공서 주차장 이용)

△주소: 대전시 중구 선화동 3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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