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실태보고서

경부고속철 건설구간 중 아산시 배방면 장재리 일원 '천안아산()' 역사 주변이 환경 훼손과 주민피해가 가장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녹색연합은 2일 '경부고속철도 환경실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히고 건설교통부와 경부고속철 노선 대책위원회에 노선 변경 및 공사 기한 연장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장재리 2구 60가구 주민 100여명의 생활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십년간 식수로 사용해 오던 지하수 관정이 철근을 땅에 박는 '직타공사'로 인해 모두 못쓰게 됐고 식수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속철 공단측은 대체 지하관정을 설치해 식수를 공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식음수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으며 이후 정수기를 설치했지만 고장이 잦아 주민의 불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음, 진동, 분진으로 인한 주민피해도 심각했다.

이는 방음벽을 설치하지 않고 하루에 12시간씩 이뤄진 직타공사 때문으로 공사기간에 다리가 기형인 소가 태어나는가 하면 태아 유산 및 어린아이 경기, 양식장 물고기 떼죽음 등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사지역과 30m가량 떨어진 곳에 거주하던 김모(35·여)씨는 소음과 진동으로 아이를 유산했다.

중국에서 시집온 지 얼마 안된 김씨는 유산 직후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끝내 이혼,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녹색연합측은 설명했다.

또 공사 차량이 이용했던 도로폭 5m의 장재리 2구 진입로에서는 지난 2000년 6월과 9월, 교통사고로 주민 2명이 숨졌다.

녹색연합은 "고속철도 건설구간을 따라 장재리를 포함, 30여개 마을의 지하수와 농업용수가 훼손됐다"며 "건설공단측은 시민단체의 고층습지(지하수 공급 기능) 보전 제의를 무시한 결과 500억원의 추가보상비만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장재리에 대한 환경영향 평가 재실시를 비롯, 서울~대구 전 구간에 대한 실태 조사와 일부 노선의 변경 및 사업 백지화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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