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수 국립중앙과학관 연구관

수많은 피해를 낸 장마가 물러가고 가을이 되는가 했더니 쌀쌀한 날씨가 겨울을 연상케 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창문을 닫고 생활하게 돼 공기의 순환이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계절보다 겨울에 감기에 잘 걸린다고 한다.

겨울철에 창문을 닫고 차를 운전하다 보면 유리창에 서리는 김 때문에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김이 서린다는 것은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가 차가운 유리에 응결되는 것이다. 이 김서림은 원리만 알면 쉽게 없앨 수 있는데 잘 모르는 운전자들은 수건으로 닦거나 창문을 열어 놓는 등 운전 중에 위험한 행동을 하는 수가 있다.

공기 중의 수분은 온도가 높으면 운동이 활발해져 일정한 부피 안에 머물 수 있는 수분의 양이 많아지고, 온도가 낮으면 수분의 양이 적게 머물게 된다. 그래서 낮에 따뜻한 공기 속에 다량 포함돼 있던 수증기가 밤이 돼 차가워진 공기 속에 머물지 못하고 물방울로 돼 맺는 것이 이슬이라는 것이다.

어떤 날은 초저녁부터 풀에 이슬이 내리는 경우도 있으며 아침이 되면 물방울이 흘러 내릴 정도로 많은 이슬이 맺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 원리로 차안은 사람이 승차하고 나서 운전을 시작하면 사람의 땀으로 증발하는 수분과 날숨으로 나오는 수분으로 습도가 올라가게 된다. 여러 가지 재질로 돼 있는 차 내부는 종류에 따라 온도가 틀리다.

이런 경우에 차안에 증가된 수분은 그 중 가장 차가운 물체에 아주 작은 물방울의 형태로 응결되는데 그 곳이 바로 외부와 접하고 있는 유리부분인 것이다. 장마철 습도가 높은 계절에 냉장고에서 꺼낸 찬 물을 따른 컵이나 음료수 캔에 물방울이 맺히거나 운전 중에 에어컨을 틀면 유리창의 바깥쪽에 김이 서리는 것도 같은 원리이다.

결국 차 유리에 김이 서리는 원인은 차 내부의 습도가 높거나, 차 바깥쪽과 안쪽의 온도 차이가 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므로 차 유리에 김이 서리지 않게 하려면 차 내부의 습도를 낮추거나 외부와의 온도 차이를 작게 해 줘야 한다. 공기 순환 레버를 내부 공기 위치로 놓고 공기를 순환시키면 공기가 교환되지 않고 탑승자의 호흡에 의해 습도가 계속 높아지기 때문에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온도 조절 레버를 중간 정도로 놓고 외부 공기 위치로 해 계속적으로 외부공기로 환기가 되게 하고 앞 유리창 쪽으로 송풍을 해 습기가 제거된 공기를 유리창 쪽으로 불게 하면 유리창의 김서림이 제거된다. 당연히 뒷유리는 열선을 동작시키면 수분을 증발시켜 시야를 좋게 해야 한다.

가정이나 아파트에서는 요즘 이중창으로 해 유리 사이를 공기로 채우거나 진공으로 해 열전달을 막아 김서림이 잘 생기지 않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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