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관광특구 지정 10년' ③ 아산 관광특구

우리 나라 온천의 대명사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신혼여행지 1순위로 꼽혔던 온양 온천.

당시 온양은 전국에서 몰려든 온천 여행객들의 관광버스와 갓 결혼식을 마치고 신혼여행을 온 신혼부부들로 거리와 식당은 항상 북적였다.

하지만 지금은 불편한 교통 등으로 개발이 지연되면서 기존 온천시설이 점차 낙후되었고 허술한 유흥 시설들이 난무하며 대도시도 아닌, 그렇다고 시골 동네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최근 온양을 다녀온 이모(32·대전시 유성구 전민동)씨는 "온천시설이 동네 목욕탕 수준을 넘지 못해 타 지역과 비교가 됐다"며 "유명 관광지라는 이미지를 전혀 심어 주지 못했다"고 온양 온천의 인상을 떠올렸다.좁은 도로와 낙후된 기반시설, 다양하게 개발하지 못한 관광자원 등으로 명성을 잃어 가고 있지만 아산시의 특별한 대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관광산업의 체계적 개발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아산관광발전협의회도 관과 관광사업자, 숙박·음식업자, 관광 관련 단체 대표들간의 의견 조율이 안돼 수년째 표류하고 있는 것도 온양 온천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사항이다.

아산관광특구는 1997년 1월 온천의 발상지로 일컬어지는 온천 1, 2동과 권곡, 모종, 득산, 방축동 일원, 도고면 기곡리, 선장면 신성리 등과 신정호 지역을 묶어 지정됐다.관광특구로 출발한 1997년 아산시를 찾은 외래 관광객은 모두 690여만명(총 관광수입 851억3600만원)에 이르렀다.이 중 외국인 19만4000여명에게서 벌어들인 외화만 33억652여만원에 이르는 등 우리 나라의 외화 획득에 한몫했다.

그러나 특구로 지정되고 5년이 지난 2001년에는 총 관광객 수 716여만명에 내국인 697여만명, 외국인 18만7000여명으로 오히려 줄어 외국인 유치를 목적으로 하는 관광특구 지정을 무색케 하고 있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호텔이나 콘도 등 휴양시설도 1997년 10여개에서 2001년은 9개로 줄어들며 전반적인 지역경제가 위축되고 있다.여기에 가족 전체가 즐길 수 있는 건전한 관광지로 발전하고 온천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아산시의 노력도 없다 보니 경기침체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자원 개발을 위한 개발기금 지원 실적도 몇년 새 전무하고 관과 민이 활성화 방안에 대해 제각각 목소리를 내며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해당 자치단체의 의지 부족과 정부의 빈약한 지원도 관광특구 부실화에 한몫하면서 일부에서는 관광특구 무용론까지 제기, 관광특구제도의 존속 여부조차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정재호·김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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