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인철 코레일 기술본부 고속차량팀장

한국철도의 역사를 새롭게 펼치며 21세기 꿈의 교통수단이라는 고속철도가 개통한 지 어느덧 5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구둘레를 2500바퀴 이상을 돌며 1일 10만 명 이상의 수송능력을 자랑하는 KTX는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바꾸고 국민생활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대·내외적으로 국가 철도산업 전반에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 또한 다른 고속철 운영 국가에 비해 고속철도 노선 길이가 짧고(일본의 1/10), 기존 선로와 고속전용선로를 병행 운행하면서 개통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단일 노선으로서 세계 4위의 수송량 규모와 96.7%라는 높은 정시율을 자랑하고 있다.

KTX는 매일 서울과 부산에 위치한 정비기지에서 출고된 후 시속 300㎞로 경부·호남선을 4~5회 왕복운행한 다음 정비기지로 입고된다. KTX는 첨단제어시스템의 기술 집합체이다. 시속 300㎞에서의 안전운행 보장과 핵심기술이 복합된 최첨단 컴퓨터제어시스템으로 고도의 유지관리 기술이 요구되는 차량이다. KTX가 시속 300㎞로 달리면서도 안전한 이유는 이처럼 최첨단 컴퓨터제어시스템으로 고도의 유지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KTX의 성능을 유지하고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점검과 확인을 빈틈없이 수행하고 있다. 개통 초기 짧은 준비기간으로 개통과 운영을 잘할 수 있을까 우려도 없지 않았지만 그럴수록 성공적인 개통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개통 전까지 계속된 시스템 안정화 작업과 고속선과 기존선 병행 운행에 따른 인터페이스시험 등 열차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까다로운 시운전과 검증작업도 계속됐다.

이러한 기술적인 어려움을 극복하며 유지보수 경험을 쌓고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노력에 박차를 가해 5년 만에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KTX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세계 다섯 번째로 KTX가 개통돼 고속철을 첫 운영하게 되면서 순간 순간이 난관을 극복하고 기술을 축적해 가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제 장애는 줄어들고 정시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등 고속차량이 안정화 시기에 접어들었다.

KTX 정시율을 유지하고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밤을 새워 가면서도 첨단차량을 정비하고 기술을 배운다는 직원들이 자긍심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현재는 독자적인 유지보수 기술을 보유해 KTX 정비에 만전을 기할 수 있게 됐다.

이제 KTX의 과제는 고품격 서비스이다. 승객의 편의증진을 위해 모니터 개량, 객실 측벽 등 조도 개선에서부터 유아 동반고객을 위한 수유공간과 기저귀교환대 설치, 장애인용 휠체어보관 장소 마련 등 KTX 서비스의 업그레이드는 계속된다. 이와 같은 고속철 운용경험을 바탕으로 호남, 전라선을 운행하게 될 KTX-Ⅱ차량을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해 고속철도 추가 운용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운영과 기술적 현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경험과 자료들은 향후 KTX-Ⅱ 운영 시에 아주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가장 안전하고 편리한 국민 대중교통수단으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KTX 차량의 완벽한 정비에 혼신과 정열을 다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세계 1등 국민철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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