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가출·어머니 뇌출혈… "사병 돕자"

▲ 계룡대 영내에 설치된 포장마차에 최철환 대대장과 조리병 등이 함께 모였다. 사진 가운데가 최 대대장, 왼쪽이 이 일병.
육·해·공군 본부가 위치한 계룡대 영내에 포장마차가 등장했다.

이 포장마차는 계룡대 경비 1대대의 최철환 대대장(중령·육사 42기)이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실의에 빠진 부하 병사 이모(23) 일병을 돕기 위해 지난달 5일부터 영내 숫용추 유원지에 설치해 운영하는 것.

최 대대장은 지난 5월 매월 한 차례씩 실시해 온 병사들과의 면담에서 이 일병이 평소와 달리 어두운 안색인 것을 발견, 상담 끝에 이 일병의 집안에 우환이 생긴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2001년 2월 사업 실패 후 가출한 아버지를 대신해 파출부로 일하며 생계를 꾸려 온 어머니가 지난 3월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 후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나 매월 260여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감당치 못해 전전긍긍해 온 이 일병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것이다.

최 대대장은 이 일병을 위해 대대차원에서 모금운동을 벌이다 지난달부터 계룡대 근무지원단장의 허락을 얻어 모금범위를 근무지원단 전체로 확대, 총 287만920원을 모아 이 일병에게 전달하고 특별휴가를 보내는 등의 배려를 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치료비가 필요한 이 일병을 위해 여름철을 맞아 군인과 그 가족들이 몰려드는 영내 휴양시설인 숫용추 저수지 근교에 포장마차를 열어 추가 기금 마련에 나서게 됐다.

계룡대 근무지원단의 연대장 및 대대장들이 1만원씩 갹출, 자본금을 마련한 이 포장마차에서는 병사 2명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닭발과 노가리, 두루치기 등 10여 종류의 안주와 술, 음료수, 과일, 김밥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하루 평균 30여명의 장병들이 이용하고 있다.

최 대대장은 "어려움에 처한 부대원을 돕기 위해 모금활동과 포장마차를 시작했는데 뜻밖에 신세대 장병들의 뜨거운 전우애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포장마차는 부대 실정을 감안해 오는 25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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