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공사 임직원 모두는 결코 지울 수 없는 아픈 기억을 마음 속에 묻어 두고 있다. 바로 지난 2003년 전 국민을 충격 속으로 몰아넣었던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다. 절대 일어나선 안 될 그 일로 말미암아 임직원들은 상당기간 정신적인 괴로움과 심리적 공황상태를 떨칠 수 없었고, ‘어떻게 하면 국민과 시민들에게 사죄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노사가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사고를 수습하고 새로운 안전대책을 내놓는 데 혼신의 힘을 쏟았지만 그 과정에서 내부 문제는 더욱 심각해져만 갔다. 바로 오랜 반목과 대립 때문이었다. 사태를 수습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도 노사 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서로에 대한 불신의 벽은 높아져만 갔다. 이러한 상황은 당연히 극심한 노사분규로 이어졌고 내부적인 진통과 어수선함은 극에 달했다.

이 같은 노사 간의 대립과 혼란스럽 상황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 것은 현재의 대표가 취임하고부터다. 상대에게 속내를 솔직히 드러내고 허심탄회하게 대화와 토론으로 임하는 그의 진정성 있는 자세에 노조원들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신임 대표 취임과 함께 끊임없이 대화를 하려는 사측의 노력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그들의 진정성이 노조에 서서히 스며들었다. 상대방의 입장과 처지를 먼저 들어보고 알아보려는 열린 마음을 갖는 순간,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마음이 급물살을 타듯 빠르게 형성됐다. 대구도시철도공사 노조는 회사 발전과 시민의 안전운행을 위해서는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합의를 도출, 이것은 실로 노사 양측 스스로도 놀랄 만한 변화였다.

오명과 질타로부터 벗어나 시민으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향토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사가 하나돼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노사문화대상 대기업 부문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조선행 <대전지방노동청 노사지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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