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결핵 김태웅씨 정신지체 10명과 기러기농장 운영

"누구나 예비 장애인이지만 아직도 장애우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이들의 재활을 위해 일시적 자금 지원도 중요하지만 자원봉사를 통해 이들에게 삶에 대한 용기를 심어 주는 것이 더욱 의미있는 일입니다."

중학교 시절 척추결핵으로 다리를 저는 장애인이 정신지체자 10명과 동고동락하며 기러기 농장을 경영하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인 김태웅(42·서산시 해미면 대곡1리)씨와 장애우 10명은 서해안 고속도로 해미IC에서 나와 한서대학교 방향 약 4㎞지점에서 '함께 걸음 서산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1년 7월까지 장애우 권익문제 연구소에서 장애우 복지사업을 펼치던 김씨는 IMF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일자리를 잃어버린 장애우들의 재활을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찾다가 1차 산업이 적합하다는 판단 아래 직장도 그만두고 이 곳에 정착하게 된 것.

3년 전 제각기 고향을 떠나 낯선 이곳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김씨를 김 팀장, 형이라 부를 만큼 가족처럼 의지하며 그들만의 소중한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현재 7000여평의 농장에는 시베리아 계통(머스코비) 기러기 7000수, 토사견 100마리, 토종닭 등이 6동의 시설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하지만 기러기가 식품으로 대중화되지 못해 현재는 중간상을 거쳐 서울, 대전 등 일부 대도시로만 팔려 나가고 있어 겨우 겨우 농장을 운영해 나가고 있는 형편이다.

고북면 출신인 김씨는 현재 자녀 뒷바라지를 위해 서울에 머무르고 있는 부인과도 떨어져 생활하고 있는 전형적인 기러기 아빠다.

"현재 사육하고 있는 기러기가 많이 팔려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힌 김씨는 "장애우를 위한 농장이 전국에 많이 생겨나 더 많은 장애우들이 삶에 대한 용기를 얻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