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향심 모아 남모르게 선행

"향우회는 3비(非), 곧 정치, 종교, 이념을 배제한 채 운영되어야 합니다."

서산시민회(회장 김천풍) 홍순일 사무총장에 따르면 1999년 회장에 취임한 자민련 변웅전 의원이 했던 말이다. 정치인이지만 당시 변 회장은 정치적인 성격을 띠지 않아야 하고, 특정 종교적 속성을 배제하며, 특정 이념의 편향도 지양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조는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서산시민회는 지난 60년대 태안향우회와 함께 설립됐다. 서산시민회가 분리된 것은 1991년 태안이 군으로 승격되면서부터. 1995년 서산군이 시로 승격하자 변 회장은 재경 군민회를 '재경시민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역대 회장으로는 1대 김기창 회장, 2대 이기태 회장, 3대 유병순 회장, 4대 변웅전 회장 등이 있다. 초대 김 회장은 향우회의 본격적인 활동을 목적으로 광화문 피어선빌딩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그 후 변 회장은 사무실을 양재동으로 이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등록회원은 현재 200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11월에 정기총회, 1월에 신년 하례회, 분기별 이사회, 매달 낚시, 등산, 골프(서경회) 모임을 갖고 있다.

시민회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장학사업, 재경인사간 화합, 서산시와의 교류 확대 등 크게 3가지. 특히 서산시와의 교류는 주목할 만하다. 지역농민들이 농수산물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 재경인사들이 이들을 적정 가격에 매입하는가 하면, 서산 명물 육종마늘, 기러기쌀 등을 직접 사와 재경회원들에게 나눠 주며 홍보까지 한다. 재경인사들이 지역행사에 적극적인 참여를 하는 것은 시장이 매년 총회 때 올라와 시정을 보고하는 등의 상호교류 및 애향정신에 근간을 두고 있다.
시민회가 갖고 있는 특이점은 보이지 않게 봉사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성완종 대아건설 대표는 개별적으로 16년째 서산장학재단을 운영하고 있고, 현재 80억원 정도의 기금을 조성해 놓은 상태다. 현 김천풍 회장은 소년소녀 가장을 매년 20여명씩 돕고 있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전해 들은 정보를 기초로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대주고 있다. 또 본인이 암에 걸린 경험이 있어서인지 불치병 환자들도 보이지 않게 지원하고 있다. 삼양모피 이중호 회장은 시민회의 회장직 권유를 수차례 거절하면서 뒤에서 돕겠다는 말만 반복하는 케이스다.

시민회는 앞으로도 재경시민들의 참여의식을 바탕으로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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