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등 환경오염 메뚜기등 먹이감소 영향

? ?
?
? ?
?
봄부터 가을까지 우리 나라에 사는 대표적인 여름 철새인 제비가 사라지고 있다.

4월이면 봄소식과 함께 찾아오는 제비는 매년 그 수가 격감, 지역에 따라서는 제비 소식이 아예 없는 곳도 늘고 있다.

기상청은 지난 1990년대 초만 해도 전국 78개 관측소 중 제비가 관측되지 않은 곳이 1∼2군데에 불과했으나 2000년 6곳, 2001년 7곳, 2002년 9곳에 이어 올해는 13곳으로 크게 늘었다고 6일 밝혔다.

제비 자체의 수도 크게 격감했다. 국립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제비의 서식밀도는 전국적인 조사가 시작된 2000년 100㏊당 37마리에서 2001년 30.5마리, 2002년 22.1마리로 40.3%나 줄었다.

이처럼 제비의 수가 줄어든 것은 주택 개량과 농약 사용, 농경지 감소 등이 주된 원인이다.

국립중앙과학관 백운기(白雲起·42) 박사는 "제비의 번식 장소가 대개 초가집과 기와집의 처마 밑인데 주택 개량으로 둥지를 틀 곳이 줄고 있는데다 농약 사용 등으로 메뚜기·딱정벌레 등 먹이자원도 감소하고 있다"며 "제비의 감소는 국내 주요 도래지가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파괴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농림부에 따르면 전국 농경지 면적은 91년 209만여㏊에서 2001년 187만여㏊로 10% 이상 줄었지만, 면적당 농약 사용량은 같은 기간 15%가량 늘었다.

전 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양의 농약을 쏟아 붓는 이 땅에 그만큼 많은 곤충이 남아 있을 리 없고 그를 알아차린 제비가 찾기를 포기한 것이다.

백 박사는 "제비의 알껍질이 약해 부화도 되기 전에 새끼들이 죽는 경우가 자주 있는데 이는 어미들이 농약에 오염된 먹이를 먹었기 때문"이라며 "제비를 보기 위해 동물원을 찾아야 하는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