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범 명화당한의원 원장

부부관계 직후 배뇨 등으로 예방

주부 K씨는 30대 초반이다. 평소 명랑하고 활동적인 K씨는 요즈음 우울하다. 다름 아닌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다. 내놓고 얘기하기가 창피하다며 필자의 진료실을 찾아온 K씨는 몹시 수줍어했다.

"몇 달 전부터 이런 증상이 생겼습니다. 소변 볼 때면 따끔거리고 때로는 화끈거립니다. 소변이 자주 마렵고, 보고 나도 시원치가 않아요. 요즈음엔 소변을 참지 못하고 속옷을 적시기도 합니다. 병원을 찾아서 치료를 받아 봤지만 그때뿐이고 재발합니다. 좋은 치료법은 없을까요?" 라면서 얼굴을 붉히는 것이었다.

몇가지 검사와 진찰 결과 '요로감염증'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료를 태우면 연기와 찌꺼기가 남듯이 우리 몸도 숨을 쉬고 활동하면서 여러 가지 찌꺼기를 내보내는 방법이 소변과 대변이다. 이 중 소변을 만들고 내보내는 기관을 '요로'라고 하며 이 기관은 신장, 요관, 방광, 요도라는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요로감염은 이 중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요로감염은 매우 흔한 질환인데 여자들이 남자에 비해 8배 정도 잘 걸리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여성만의 특이한 요로기관의 구조와 부부생활, 과로 등이 주요인으로 추정된다.

동의보감에는 이 병을 '임병(淋病)'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원인과 증상에 따라 8가지로 구분하고 있으나 크게 본다면 급성의 경우에는 습열(濕熱)이 요로에 침입한 탓이고 만성의 경우에는 비신(脾腎)이 허약(虛弱)해진 탓으로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원인과 증상에 따라서 가미팔정산, 청심연자음, 보중익기탕, 우귀음, 팔미원 등을 가감 투약하게 된다.

특히 K씨의 경우처럼 반복적으로 증상이 발작한다면 체내 저항력이 떨어지면서 요로의 기능감퇴가 수반된 소위 허증 요로염으로 보중익기탕, 팔물탕 등을 가감 응용하면서 보(補)법을 쓴다면 놀라운 치료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K씨는 이러한 치료법을 통해 치료를 받았고, 그 결과에 매우 만족스러워 하고 있다. 아울러 상태에 따라서 침(針)과 약침(藥針), 뜸 치료를 병행한다면 더욱 빠른 회복을 확인할 수 있다. 요로감염증 예방을 위해 다음 사항을 기억하자. 첫째, 일과 중 규칙적으로 배뇨한다. 둘째, 평소 물을 많이 마신다. 셋째, 성교 직후 배뇨습관을 들인다. 넷째, 폐경이 됐다면 전문의에게 상담치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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