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식 대장항문전문 푸른외과 원장

수분증발·산소소모 급증… 합병증 유발

화상은 열이 신체조직에 전달되면서 발생한 결과로 야기된다. 화상은 열원에 조직이 직·간접적으로 접촉되면서 일어나며 그 조직 손상의 전도는 열원의 강도, 접촉시간의 장단, 그리고 생체의 열 전도도의 정도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생체의 열 전도도는 생체의 수분함량, 신체부위의 자연 분비물의 유무, 조직의 색소 함유상태, 피부의 두께, 그리고 국소조직을 통한 혈류 등과 같은 열 발산능력의 유무에 따라 차이가 많다.

이와 같은 생체부위 조건은 변동이 수시로 일어나므로 열에 의한 화상에 대한 생체조직의 변화를 일률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섭씨 45도 이하에서는 피부에 대한 손상은 매우 극미해 20분간의 노출 후에도 큰 화상을 입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열원이 섭씨 60도 이상인 경우엔 단 1분간의 열 노출이 있어도 피부의 전 층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참고로 우리가 자주 가는 목욕탕의 경우 온탕과 열탕으로 많이 구분해 놓는데, 보통 온탕의 온도는 섭씨 38~42도 정도의 수온을 유지하며, 열탕의 경우는 섭씨 42~44도를 대개 유지하고 있다. 가끔 어떤 목욕탕은 열탕의 수온을 46도까지 높여 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곳에서 장시간 수욕하면 피부에 화상을 입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열에 대한 개인 간의 차이로 인해 그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특히 유아나 어린이의 경우엔 열탕에 입수하게 해서는 안 된다.

피부가 가지고 있는 기능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체로부터 열과 수분의 손실을 막는 방어벽의 역할을 하며 또한 외부로부터의 병원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방어 작용 또한 중요한 역할이다. 정상인 인체의 피부는 인체 표면으로부터의 수분의 증발을 억제하는데 이 같은 보호작용을 하는 피부가 없을 경우엔 약 20배의 수분 증발을 통해 체표면으로부터 손실되게 된다. 화상 창면을 통한 수분의 증발 손실은 동시에 생체로부터 많은 양의 열량의 손실을 초래한다. 심한 화상에서의 대량 열량손실은 생체의 열대사 평형을 유지하기 위한 신체대사와 에너지 소모의 증가로 인한 산소 소모의 급격한 증가도 동반되게 된다.

피부의 또 하나의 중요한 방어작용은 외부로부터의 세균의 침입을 방지하는 것이다. 물론 피부에는 항시 세균이 접촉하고 있고 또한 피부 표면에 항존하는 세균들도 있으나 이들이 정상인 피부 면을 통해서 체내로 침범하는 일은 매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어나지 않으며 피부가 화상 또는 외상에 의한 상처를 입었을 때는 이들 세균의 침범이 쉽게 이뤄진다.

결국 화상은 피부의 작용을 파괴, 심한 합병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그 정도가 심하면 재생되지 않은 피부의 반흔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수반하는 무서운 질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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