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추천맛집]강춘규 차장 추천 ‘죽림정’
중년층 이후 성인 남성의 웰빙법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보양식'이다. 봄엔 입맛 없어서, 여름엔 땀 흘리다 기운 떨어져서, 가을엔 마음마저 허해서, 겨울엔 추울수록 원기회복을 해야 한다며 사시사철 찾는 게 보양식이다.
강춘규 편집부 차장에게 단골집을 물었더니 “봄철 나른하고 밥맛 없을 때 보양식이 최고”라며 “보신탕은 내키지 않고, 삼계탕은 많이 먹어 물리기 때문에 오리탕을 좋아하는데 잘하는 집을 안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지난 25일 점심때 찾은 곳이 '죽림정'이라는 한정식집이다.
강 차장은 “식당이 집 주변인데 설명하기 만만치않다”라며 자신의 집인 서구 괴정동 한신아파트 근처에서 만나 함께 가자고 했다. 한신아파트에서 걸어서 5분가량 걸리는 식당은 생각보다 찾기 어려운 집은 아니었다.
5년 전 문을 연 죽림정은 외관이 가정집처럼 보였다.
이날 강 차장은 “몸보신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때 더 힘이 나는 것”이라며 이종원 편집국 부국장과 황천규 편집부장, 나재필 편집부 차장 등을 초대해 동영상을 담당한 최진실 명예기자까지 총 6명의 일행이 별도의 방에 자리를 잡았다.
하루 전 예약하고 간 터라 방 안에 들어서니 밑반찬이 차려져 있고, 5분도 걸리지않아 오리탕 냄비 2개가 나왔다. 냄비 하나에 오리 한 마리가 들어가는데 나중에 나오는 밥을 곁들일 경우 오리 한 마리면 서너 명이 함께?너끈하게 즐길 수가 있다.
강 차장은며 “동맥경화와 고혈압에 좋은 오리고기는 열량이 낮아 부담 없고 입도 즐겁다”며 “오리탕에 각종 한약재가 들어가 몸에도 좋다”고 했다.
밑반찬으론 동치미와 배추김치·파김치를 비롯해 나물과 고추볶음 등 여덟 가지 반찬이 나온다. 강 차장은 “식당의 외양뿐 아니라 음식맛도 '가정식'에 가까워 좋다”며 “옛날에 엄마가 집에서 해준 것 같은 맛이 난다”고 평했다.
오리탕은 주방에서 먼저 한 번 끓여 오리 한 마리를 먹기 좋게 썰어 놓았기 때문에 식탁에서 데우기만 하면 국자로 퍼 각자 좋아하는 부위를 먹을 수 있다.
국물을 뜨는데 탕 위에는 기름띠가 제법 두껍게 형성돼 있다. 강 차장은 평소 고혈압으로 건강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 터라 '기름이 많은데 먹어도 괜찮은지' 물었다.
강 차장은 “오리는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다른 육류보다 월등히 높아 기름을 먹어도 걱정이 없다”며 오리 다리를 들고 맛있게 먹더니 국물까지 후루룩 남김없이 마신다.
그러면서 “오리고기는 비타민 함량이 높고, 칼슘·철·칼륨 등 광물질이 풍부해 노화를 방지하며, 스태미나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오리고기의 영양에 대해 설명한다.
고기를 절반가량 먹었을 때 공깃밥이 나왔다.
강 차장은 “예전엔 왔을 땐 찰밥이 나왔는데 참 맛있게 먹었다”며 “모처럼 왔더니 바뀌었다”고 아쉬워했다.
나재필 차장이 “오늘은 오리탕을 주문했지만 사실 죽림정은 한정식으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라며 “한정식은 끝내준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듣고 있던 이종원 부국장도 “반찬이 쉴 새 없이 나오는데 어른들과 함께 오면 좋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거들었고, 황 부장도 “그렇지않아도 회사에서 누군가 이쪽 골목으로 들어오면 한정식 잘하는 집이 있다고 말한 걸 들었다”고 말했다.
강 차장은 “동창모임을 하거나 가족들과 가끔 오기 때문에 여기서 한정식을 먹을 생각은?해보지 않았다”며 “다음에 올 땐 한정식을 먹어봐야겠다”고 했다.
이번 주말 좋은 사람들과 입맛을 돋워주는 보양식을 나눠 먹으면 어떨까.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아닐까.
?권도연 기자 saumone@cctoday.co.kr 동영상=최진실 VJ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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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집 뒤안길】 “술고래 대접받던 시대는 갔다”
신문사 입사 전 강춘규 편집부 차장은 소주 반 병 정도밖에 마시지 못했다. 하지만 선후배들과 분위기를 맞추려고 거푸 술을 받아 마시다 보니 어느새 소주 서너 병은 기본이고 주량이 다섯 병까지 늘었다.
그러던 강 차장이 지난 2006년 술을 끊었다.
술자리가 잦아질수록 언제부턴 지도 모르게 인사불성이 돼 필름이 끊기는 일도 생기고, 특히 고혈압으로 고생한 후 건강관리에 나선 것이다.
강 차장은 “술이 지루한 일상과 딱딱하게 굳은 현대인의 생활에 숨통을 열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은 틀림없다”며 “그렇다 해도 아파 보니까 술로 몸 망가지고 회사 일에 집중하지 못하면 모두 나만 손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실제로 강 차장은 3년 전 건강악화로 몇 개월의 휴직기간을 가졌고, 이후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정상 혈압을 찾고 업무에 복귀할 수 있었다.
‘지난달 충청투데이 기자협회장에 당선돼 앞으로 술 사달라는 후배들이 많을 텐데 어떻게 하냐’고 묻자 강 차장은 “술을 마시지 않지만 술을 사줄 수는 있기 때문에 친목을 다지는 것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강 차장은 “술 잘 마시면 조직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라는 편견도 점점 깨지고 있다”며 “회식 자리에서 술을 사양하면 ‘분위기 망치는 사람’이라는 눈치를 받을 만하지만 나는 잘 어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 새벽까지 술마시는 사람들과 어울려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술 안마시는 강 차장이 술 취한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비결은 뭘까.
그것은 강 차장에겐 경직된 분위기에서 사람들을 무장해제시키는 코믹함이 있기 때문이다.
강 차장은 거창한 대답을 기대하고 질문하면 물어본 사람이 김 팍 빠지는 대답을 곧잘 하는데 그 모습이?밉지않다. 예를 들면 지난달 본사 기자협회장에 선출됐을 때 인터뷰를 하며 ‘어떤 이유에서 후배들이 뽑아 줬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아무래도 내가 쫌?만만한 인상이라 뽑아준 거겠지"라며 진지한 표정을 짓는 식이다.
실없는 농담을 늘어놓는 것 같은데 따뜻한 성품에 녹아들며 어느새 웃게 만드는 선배. 무게 잡으며 포장하기보다 솔직하게 사람을 대하는 강 차장을 보면, 술을 마시지 않아도 취한 듯 살 수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할 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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