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첨만 되면 떼돈" 주부 ·노인까지 몰려들어

▲ 천안시 불당동 택지 분양 접수가 시작된 29일 시 곳곳의 국민은행 입구는 신청자들이 한꺼번에 몰려 하루종일 장사진을 이뤘다.<천안=박길수 기자>
<속보>=천안시 전역이 '불당택지 신드롬'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부동산 투기와는 거리가 먼 가정주부, 심지어 노인에 이르기까지 택지분양 대열에 가세해 부동산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천안 불당지구 토지분양 입찰 신청금 접수가 시작된 29일 오전 11시 국민은행 천안 사직동 지점. 평소 이 시간대면 은행 이용자는 30∼40여명에 불과했으나 입찰 신청금 접수가 시작되면서 수백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

같은 시각 국민은행 성정동 지점 역시 입찰 신청금을 접수하기 위한 인파의 줄이 지점 밖까지 어져 불당 열풍을 실감케 했다.

이날 북새통은 천안시가 금융사고 예방을 이유로 타행입금, 폰뱅킹, 인터넷 뱅킹은 허용치 않고 국민은행을 통한 입금만을 고집하는 바람에 더욱 심해졌다.

그러나 상당수 신청자는 불당택지 실소유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당첨을 통한 웃돈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어 부동산 투기가 지역사회에 만연되어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또 입찰 보증금을 마련키 위해 가족과 친구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심지어 신용카드 대출이나 사채를 얻어 접수하는 경우도 많아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주부 김모(42·천안시 영성동)씨는 "당첨만 되면 수천만원의 웃돈이 보장되는 추첨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니냐"며 "불당로또로 통하는 이번 입찰에 참가하지 않는 주부가 오히려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불당택지에 많은 관심이 쏠린 것은 알았지만 이처럼 열기가 대단할 줄은 몰랐다"며 "신청자 접수를 받기 위해 전 직원이 나서고 있으나 워낙 많이 몰리는 바람에 다른 업무는 마비될 지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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