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鐵 개발지 포함돼 연내 부지 이전

20여년간 천안 서부지역 일대 주민들을 괴롭혀 온 악취 민원이 마침내 해결될 전망이다.

천안과 아산 경계에 위치해 쌍용·신방·불당동 일대 주민들에게 참기 힘든 악취공해를 유발해 온 아산의 사료공장이 경부고속철 역세권 개발지에 수용돼 연내 이전하게 된 것.

지난 84년 설립한 이 공장(아산시 배방면 장재리)은 닭털을 이용해 사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고약한 냄새로 인근 주민들로부터 고질적인 민원을 사기 시작했다.

닭털을 찌는 찜통을 열 때마다 새어 나오는 이 악취는 인근 주민들은 물론 공장 옆 천안~아산간 국도 21호선을 지나는 차량 운전자들도 괴롭혔다.

특히 최근 들어 인근 천안시 쌍용·신방·불당동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아산에서 천안 쪽으로 서풍이 불어올 때면 아파트 주민들은 코를 막고 살아야 할 지경이었다.

특히 요즘처럼 습도가 높고 바람이 약한 날은 냄새가 짙게 깔려 연일 민원이 제기돼 왔다.

천안시와 아산시 홈페이지에도 '원인 모를 냄새를 없애 달라'는 주민들의 호소가 쇄도했으며 시 관계자들이 이 때마다 공장에 나가 지도에 나섰다.

그러나 악취 공해에 대한 단속 규정이 모호해 이 공장은 권고나 지도만 받았을 뿐 이로 인한 공장 가동을 멈춘 적은 한번도 없다.

업주측도 이 같은 민원을 잘 알고 있지만 영세한데다 가동을 멈출 수도 없는 처지여서 해마다 민원이 되풀이되는 악순환이 거듭돼 왔다.

그러다 올해 초 주민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공장 부지가 경부고속철도 역세권 개발지에 수용돼 연내 토지개발공사로부터 보상금을 받고 이전하게 된 것.

공장 대표 이모(69)씨는 "그동안 본의 아니게 피해를 끼쳐 주민들에게 죄송하다"며 "공장 가동을 중지하게 되는 연말까지만 주민들이 공장 형편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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