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 현장을가다]긴박했던협상뒷얘기

대전시가 첫 접촉을 벌였을 당시 LIG넥스원㈜은 부설 기술연구소 이전 후보지로 대전을 검토 대상으로 거론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LIG넥스원㈜ 담당자가 뜬금없이 투자유치제안서를 들고 온 대전시청 공무원을 환대할 리 만무했다.

‘바쁜 업무 때문에 관련 서류만 놓고 가라’는 해당 담당자와 한 마디라도 더 나누기 위해 식사시간을 이용한 설명회 자리 등 귀찮을 정도로 전화하고 만나는 노력 끝에 이전 검토 예정지에 들어간 후 지난해 6월 말 업무협약을 체결하기에 이른다.

투자유치 성공이라는 기쁨도 잠시,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협의하던 중 LIG넥스원㈜ 소재지가 수도권 이전기업 보조금 지원대상서 제외된 지역이라는 점과 함께 입지 희망부지가 기숙사 건축 불가, 협력업체 임대차 계약 불허, 전파 관련시설 입지제한 등 각종 변수가 나오면서 기 체결된 MOU 자체가 휴지조각으로 변할 수 있는 위기에 봉착한다.

대전시는 돌출변수 해결을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서는 한편 관련 기관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끈질긴 설득작업을 펼친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처음에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해결의 실마리가 수많은 노력 끝에 보이기 시작했고 자기 입장만 고수했던 각 기관 담당자들이 대전시의 입장을 이해해 대안 마련에 적극 협조하기 시작했다.

시의 이 같은 노력에 감동한 LIG넥스원㈜ 측도 보조금보다는 향후 발전 가능성에 배팅한다는 심정으로 대전시의 손을 들어줬다.

더구나 대체 부지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LIG넥스원㈜의 당초 계획보다 이전 규모를 늘리고 국방산업 클러스터 조성의 계기로 마련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킨 대전시의 노력이 더 빛을 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제 LIG넥스원㈜이 오는 6~7월경 분양 예정인 대덕특구 1단계 산업용지 개발지역을 분양받는 것을 기점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방산업클러스터가 자리잡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환 기자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