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진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장

선진국을 중심으로 80년대 말부터 불기 시작한 환경경영의 열기가 한국에서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이 21세기 기업 경영에서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환경친화를 염두에 두지 않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환경을 최우선시하는 녹색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데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찾는 녹색 소비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은 이제 환경경영이 단순한 윤리적인 차원을 넘어 기업의 사활을 좌우하는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환경규제가 국가간 무역에 있어서 중요한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례로 과거에 단순히 품질·가격·납기일 등만 기준으로 삼던 국가간의 무역조건은 환경적 측면 아래 유해물질 함유 여부 등이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되고 있다.
한 예로 지난 2001년 일본의 한 가전회사는 네덜란드에 수출한 게임기에서 기준치 이상의 카드뮴이 검출돼 통관이 금지되면서 막대한 금전적 피해를 감수해야 했음은 물론 국내 디젤차량의 배기가스 배출 기준에 따라 일부 모델의 자동차가 생산이 중단된 사례 등은 현 시대의 기업활동은 환경문제를 배제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단적인 사례들로 지금도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다.자칫 이런 사례들을 보면 환경경영이 국가간의 거래를 영위하는 기업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 들 수 있겠지만 이는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적어도 소비자 중심시대의 기업경영 패러다임은 고객만족이고, 고객만족을 위해 기업 스스로 노력한다고 자부하고 있다면 환경경영은 바로 고객만족과 연계되는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는 것을 기업 스스로 인지해야만 한다.

고객은 환경친화적 기업에게 친근감을 보임은 물론 그런 기업에서 생산된 제품에 만족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는 환경친화적 금융을 위한 가이드 라인을 확정해 내년부터 적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말 그대로 ISO-14001(국제표준기구 환경분야 인증) 지정 여부·환경친화적 제품설계 여부 등 환경 분야와 관련된 기업활동 내역을 심사해 여신심사시 금리혜택을 주거나 여신한도를 늘려 주는 반면 환경 분야에 소홀한 기업에는 여신축소 및 고금리 적용 등의 불이익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환경에 대한 당근과 채찍을 기업에게 부여하겠다는 셈이다.

그야말로 소비자들에게 환영받기 위해, 새로운 제도적 장치에 부합하기 위해 환경경영은 기업 영위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환경경영을 펼치기 위한 선행적 조건은 단지 국가간 거래를 위한 제도적 이점 때문에 실시하기보다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감을 실천하려는 마음자세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본다.

단지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해, 그리고 무역장벽을 돌파하기 위해 펼치는 단편적인 환경경영이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 환경이 기업경영의 핵심요소임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적극적인 실천의지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당사는 지난 6월 ISO-14001 환경인증을 획득함에 따라 그에 따른 수여식을 가진 바 있다.

수여식은 분명 축하와 기쁨의 자리였지만 앞으로 '녹색 유통업체로서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거운 책임감마저 들었다.

즉 환경경영을 지속적으로 펼쳐 환경친화적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을 고객들에게 하고, 결국 ISO-14001은 환경경영에 대한 '평가의 종결성'의 의미가 아닌 환경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실천의 영속성'으로서의 의미가 된 셈이다.

초창기 생산공정에 페인트를 과다하게 사용한 것이 문제가 돼 공해 유발기업으로 몰려 도산 직전까지 갔던 현 글로벌 생활기업 3M의 돌파구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 돈이 된다'는 3P(Pollution, Prevention, Pays) 프로그램 환경경영이다.

비단 3M뿐만 아니라 환경경영으로 성공적인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는 환경경영을 등한시했던 기업들의 사례만큼이나 많다.

그만큼 환경경영이 이제 기업의 경쟁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기업 스스로 녹색기업이 되는 것. 이는 21세기 클린환경의 시대가 요구하는? 피할 수 없는 과제이자 생존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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