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의 하수종말처리장은 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가. 대다수 시민들이 갖는 의문이다. 시간당 5㎜가량의 비만 내려도 하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상당량을 하천으로 방류하고 있다니 이래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전시 시설관리공단 하수종말처리장이 처리능력 부족으로 갑천에 오수와 하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방류한 것은 올 들어서만 벌써 4번째다. 조금만 비가 내려도 유성구 원촌동 하수종말처리장 방류구 인근엔 심한 악취와 함께 기름띠와 거품이 섞인, 검푸른 색깔의 방출수가 마구 흘러나오는 모습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만 고약한 악취로 고통스러운 생활을 강요받기 일쑤다. 아무리 대전시에 항의하고 실상을 밝힐 것을 요구하지만 뾰족한 대안이 나온 것도 아니다.

이미 이런 사태는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점에서 허탈감을 감출 수가 없다. 그것은 하수종말처리장의 하수처리 방식이 전근대적이라는 사실에서 입증할 수 있다. 이 처리장의 하수처리 시설 용량은 하루 90만t으로 평상시 하루 평균 하수유입량(68만t)을 처리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비가 내려 유입량이 늘어나면 시설 용량 초과량은 갑천에 방류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으로 돼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시적인 현상"이라거나 "거품 자체가 수질 오염에는 영향이 없다"는 대전시의 해명을 믿는 시민들은 없다. 더구나 지난 3월 갑천교의 수질에서 대장균 군수(群數)가 하천 2급수 기준치의 70배인 7만마리가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음을 우리는 기억한다. 빗물과 하수가 함께 흐르는 현행 합류식 차집관거를 분류식으로 개량하는 방법만을 제시하곤 손을 놓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 고도처리 시설을 즉시 도입하고 하수관거 및 하수처리 시설과 처리과정에 대한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마땅하다. 인근 금고동 쓰레기 매립장이나 공장 등의 오염원에 대한 관리 역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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