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물류기업인 ㈜국보 부산지점은 24시간 운영되는 항만시스템, 거친 항만환경 등의 난관을 특유의 가족적인 노사협력관계로 헤쳐나오면서 노조 설립 이래 20년 간 무분규 사업장을 유지했다.

1953년 설립된 국보는 190여 명의 종업원이 일하는 중소기업으로 전국에 19개 사업장이 산재해 있다. 노무관리가 그만큼 어렵고 화물을 취급해서인지 작업장 분위기는 터프하다. 이에 따라 종업원에 대한 회사 측의 배려는 매우 세심하고, 노사라는 대립적인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가족적인 문화 정착에 노력하고 있다.

이 회사 사장은 “우리는 경영자와 종업원이 아니다. 형이고 동생이고 누이이고 다 같은 가족”이라며 "기쁨과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생각으로 서로를 감싸 안으면 노와 사라는 생각은 아예 생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노조 지부장도 "민주노총 조합원들이라고 해 무조건 강성이 아니다. 항상 회사가 먼저 있고 노조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월급 몇 만 원 더 올리기 위해 쟁의를 하고 파업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보는 사내 홈페이지에 ‘해우소’란 코너를 개설, 익명으로 직원 개개인의 고충을 경영자와 공유해 해결방법을 모색한다. 또 매년 4월경 개인별로 회사에 대한 건의사항 등을 제출하면 이를 분석, 문제점을 개선하고 인사에 반영하는 자기관찰표 제도를 도입했다.

회사 측은 근로자의 정보접근을 위해 사내통신망을 설치, 경영자료를 공유하고 인사와 관련한 개인정보를 공개, 공평한 인사관리에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 이사회 및 전략경영회의에 노조를 참여시키고, 정기적인 워크숍으로 신뢰를 쌓았다. 이 같은 사례는 노사 간 가족적인 문화 정착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유병규 <대전지방노동청 노사지원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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