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음 가득… 은은한 맛·멋… "茶향기에 젖어봐요"

▲ 가는길

'가끔은 푸른 숲 속에서 마시는 은은한 녹차 한 잔이 피곤한 일상을 달래 주기도 한다.'

수필가 이상보씨의 '갑사로 가는 길'이란 수필에 나오는 것처럼 갑사는 '북국(北國)의 설산(雪山)'을 연상케 할 만큼 겨울의 이미지를 많이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갑사로 가는 길의 진정한 매력은 오히려 여름이 절정이다.

계룡산 아래로 자리 잡은 아름드리 거목이 그늘을 만들고 숲 속 깊은 곳에서 들리는 계곡의 맑은 물소리와 온갖 새들의 청명한 노랫소리는 마음까지 시원하게 씻어 주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오후의 뜨거운 햇살을 피해 마음의 부담을 훌훌 털어버리고 차 한 잔 음미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편안한 휴식은 없을 것이다.

갑사로 접어드는 길목에는 아담한 크기의 찻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일상에 지친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는데 첫번째로 만나는 집은 이상보 수필가의 수필 제목처럼 '갑사로 가는 길'(041-853-1300)이다.

아늑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갑사로 가는 길'은 우리들 생활 속에서 쏜살같이 흐르던 시간을 외갓집 찻잔 속에 정지시켜 버린다.

시계 태엽을 다시 감고 차를 몰아 약 2㎞ 정도 더 달리면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꽃피는 산골'(041-855-1338)을 만날 수 있다.

테이블과 의자는 물론 모든 건물이 버섯 모양을 하고 있어 이곳에 들어서면 마치 '스머프'가 된 듯하다. 향 좋은 차와 함께 간단한 식사(스테이크 전문)를 할 수 있어 산행 전·후 허기를 달랠 수 있다.

차창 문을 활짝 열고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맡겨 조금 더 갑사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길 양 옆에 자리잡고 있는 '여행 스케치'(041-856-0122)와 'SJ 뮤직 라이브 카페'(041-857-1525)라는 신세대 감각의 찻집도 만나게 된다.'여행 스케치'는 아담한 정원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나무들이 인상적이며, 어느 이름 모를 화가의 은신처라도 되는 듯 구석구석 그림 액자나 온갖 소품들이 예술적으로 장식돼 있다.

어느 잡지에서 본 듯 유럽의 고풍스러운 별장을 떠올리게 하는 'SJ 뮤직 라이브 카페'는 갑사 주변에서 가장 최근 개업한 찻집으로 신세대 감각을 살리면서도 등산객들의 포근한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조경과 정원 및 실내장식을 꾸몄다.

갑사로 들어서는 입구에 자리한 '항아리'(041-856-9509)는 찻집의 이름처럼 정원을 온통 항아리로 장식해 놓고 있다.

이곳은 산행을 막 시작하려는 등산객들에게는 맛 좋은 햇차 한 잔을,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등산객들에게는 허기를 달랠 수 있는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발을 쉬게 할 수 있는 곳이다.이번주는 주말을 이용, 한적한 외곽의 찻집을 찾아가 한여름의 폭염을 잠시 잊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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