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대전지방노동청 노사지원과 근로감독관

A사는 최근 몇 년 동안 노사협력 공동선언문 채택, 임금협약 무교섭 타결, 노조 주도의 생산성 향상 운동 전개, 경영평가 최우수기업 선정, 노사화합 관련 수상, 업계 노사안정에 기여 등 괄목할 만한 노사협력 성과를 이뤘다.

그러나 A사가 이러한 성과를 내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시련과 고난의 역사도 있었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A사 노조는 대화보다는 강경투쟁으로 일관, 교섭 때마다 파업을 예고하는 쟁의행위 신고서를 남발했고, 임금교섭 시 총액임금 기준 50% 인상이라는 무리한 요구로 급기야 전면파업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는 노사 간의 신뢰관계를 붕괴시키고 적대관계로까지 비화돼 기업경쟁력을 악화시키고, 노조 또한 파업 주도세력 구속, 조합원들의 분열로 와해됐다.

하지만 이 같은 위기를 겪으며 A사는 과거 권위주의적인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노조는 회사 발전이 사원들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필수요인임을 깊이 인식하게 됐다.

A사의 사례는 대결과 분규로 어려움을 겪은 사업장이 협력의 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으며, 이는 강성노조가 있는 사업장도 일단 참여와 협력의 길로 들어서게 되면 엄청난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강성노조라도 노사관계에 있어 보다 실리적이고 유연한 자세를 취하면 명분에 집착해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투쟁하기보다 기업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고 노사가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근 국제적인 경제위기로 기업이 큰 시련을 겪으며 노사협력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기업이 근로자나 노조를 배제한 채 경쟁력을 유지하거나 증가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으며, 노조도 현실을 직시하고 기업 경쟁력 제고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이제 더욱 작아진 파이를 두고 싸우는 것은 무의미하며, 함께 파이를 쟁취한 후 어떻게 공정하게 나눌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진정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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