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명대 동결 발표에 타 대학 압박감 커져인상폭 등 고심 …‘동결’로 급선회하기도

매년 겨울방학을 앞두고 등록금 인상과 관련, 학생들과 한바탕 전쟁을 치러왔던 천안·아산지역 대학들이 올해는 아예 등록금 이야기도 꺼내지 못한 채 눈치만 보고 있다.

IMF에 버금가는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주요 원인이지만 최근 상명대학교가 2009학년도 등록금을 올해 수준으로 동결한다는 발표를 내놓자 소폭이라도 등록금을 인상하려던 일부 대학들이 보이지 않는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

상명대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적인 경제적 어려움과 그에 따른 학부모들의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취지에서 등록금은 동결하고 장학금 등 학생복지는 확대할 방침이다.

상명대의 이 같은 내부 방침이 알려지자 경기침체를 감안해 6% 이하로 등록금을 소폭 인상하려던 천안·아산지역 일부 대학들이 이마저도 인상하는데 적지않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2008학년도 등록금 인상 시 학생들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겨울방학을 지나 신학기까지 논쟁을 폈던 A대학의 경우 아직까지 인상폭을 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동안 대학관계자와 학생 대표로 구성된 등록금 책정위원회를 통해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등록금을 인상해왔던 B대학 역시 올해는 선뜻 인상폭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또 최근까지 6% 정도의 등록금 인상을 계획했던 C대학은 3% 정도로 하향 조정하거나 아예 동결하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으며, D대학 또한 현재 내부적으로 계획했던 인상안을 타 대학들의 결정을 지켜본 뒤 차후에 재조정한다는 계획이다.

D대학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등록금 인상을 놓고 갈등이 많은데 벌써 등록금 동결을 발표한 대학이 있으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상명대의 등록금 동결 발표는 우리 대학뿐 아니라 타 대학에도 분명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C대학 관계자는 “사실 소폭 인상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내부적으로도 다시 검토해야 할 것 같다”며 “무엇보다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학에서 타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했는데 이를 무시하고 무작정 등록금을 인상할 수 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상명대 관계자는 “2009학년도에는 등록금 동결뿐 아니라 교수와 직원들의 임금도 동결할 계획”이라며 “대학이 나서서 학생 및 학부모와 고통을 분담하자는 뜻인 만큼 내년에는 경기가 어려워도 보다 나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최진섭 기자 heartsun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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