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글, 임용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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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부 帝王 無恥
狂歌亂舞(4)

불한당 패거리가 사미니와 소녀 행자들 중에 얼굴이 못 생긴 여인들을 하나 둘씩 추려 쫓아내고 남은 사람은 얼굴이 비교적 반반한 사미니가 둘, 소녀행자가 셋이었다.

그녀들은 객실로 끌려갔다.

객실에는 불한당 패거리의 우두머리인 선비 차림의 사내가 돗자리 위에 앉아서 이미 선방에서 끌려온 비구니 둘을 간심(看審)하고 있었다.

"어흠, 추하고 늙은 것들은 다 쫓아냈으렷다?"

선비차림의 사내는 새로 끌려온 사미니와 소녀행자들을 하나 하나 훑어보며 매우 흡족해하였다.

"너는 법명이 무엇이냐?"

지목을 받은 사미니가 정색을 하고 야무지게 대답하였다.

"반야라고 합니다마는 불제자(佛弟子)들을 이렇게 모욕하시는 걸 보니 결코 어명일 수가 없습니다."

갸름한 얼굴에 영롱한 검은 눈동자와 상큼한 목이 비구니로는 너무 아까운 미모였다.

"하하하, 고년 참 인물도 잘나고 말도 잘하는구나. 되었다! 여봐라, 반야 하나만 남겨 두고 모두 딴 방에 대령케 해라!"

모두 끌려나가고 객실 안에는 선비차림의 사내와 반야라는 이름의 젊은 사미니만이 남았다.

사내는 광기 같은 광채가 번뜩이는 눈으로 반야의 위아래 몸을 핥듯이 훑어보며 천천히 갓을 벗었다.

여럿이 함께 있을 때는 정색을 하고 야무진 소리를 하던 반야도 어쩔 수 없이 겁을 먹고 몸을 떨었다.

"이리로 가까이 오너라."

사내가 손짓하면서 덤벼들 기세가 보이자 반야는 화닥닥 문 쪽으로 몸을 날리듯 피하였다.

다급하게 방문을 열어 밀어제쳤지만 덜커덕거리기만 할 뿐, 밖으로 잠긴 채 열리지 않았다.

"고얀 것 같으니, 내가 누군 줄 알고 감히 도망치려 하느냐!"

사내가 벌떡 일어서더니 반야에게 달려들었다.

연약한 여승이 탈출구가 막힌 방 안에서 억센 사내의 폭력을 당해 낼 수는 없었다.

반야는 반항하다 실신한 채 능욕을 당하고 밖으로 끌려나갔다.

물에 빠진 듯 후줄근히 땀에 젖은 사내는 옷고름과 허리띠를 풀어헤친 등옷 바람으로 천장을 향해 벌렁 누운 채 한동안 휴식을 취하였다.?

이윽고 몸을 일으켜 앉은 그는 허리끈과 옷고름을 잡아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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