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대의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천안시 교통과장 정종대씨가 검찰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한 지 한달을 넘어서고 있다.

검찰은 정씨의 도피로 수사가 장기화되자 지난달 28일 정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납품업자 한모씨를 구속하는 선에서 정씨와 관련한 수사는 일단 중단하고 인터폴을 통해 정씨의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정씨의 잠적이 장기화되면서 그의 도피를 둘러싼 의혹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그의 과거 불미스러운 행적은 물론, 검찰을 따돌리고 소환 하루 직전에 해외로 잠적, 그리고 경찰의 내사 중단 배경 등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정씨의 이 같은 비리 의혹을 둘러싸고 관련 인물들이 실명으로 거론되며 시중에 나돌면서 도피 초기부터 제기됐던 '보이지 않는 힘'의 비호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실제로 정씨는 사업부서 재직시 지역의 소위 힘있는 기관의 인사들의 애경사를 빠짐없이 챙김은 물론 이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함께 하면서 자기 인맥을 형성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맥을 통해 정씨는 검찰의 내사 정보를 미리 감지할 수 있었고 치밀한 검찰의 수사망을 따돌리고 해외로 잠적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정씨 문제가 개인 차원을 떠나 특정인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만큼 이들이 귀국 시기를 조종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씨는 도피 초기 부하직원의 이메일을 통해 "사건이 가라앉으면 자진 귀국해 검찰조사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전해 왔다.

그러나 사건의 핵심에 있는 자신의 도피 행각이 길어지면 질수록 의혹은 더욱 확산될 뿐이란 점을 정씨는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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