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역사속 건물 8초만에 와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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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역사속 건물 8초만에 와르르
  • 이선우 기자
  • 승인 2008년 10월 28일 19시 00분
  • 지면게재일 2008년 10월 29일 수요일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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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의 현장을 가다] 37)대전 중앙데파트 철거현장
'콰쾅∼ 와르르∼.'

지난 8일 오후 5시 18분. 대전 도심 한복판에서 엄청난 굉음이 폭발했다. 3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오던 지상 8층 높이의 거대한 건물이 맥없이 주저앉았다. 연이어 자욱한 먼지가 연기처럼 피어오르며 인근을 뒤덮었다.

대전 최초의 쇼핑센터로 지난 34년 동안 대전시민들과 애환을 함께해온 중앙데파트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은 불과 8초에 불과했다.

   
▲ 중앙데파트 건물 폭파 당시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모인 많은 시민들.
1974년 대전의 산업화 도시화의 산물로 태어난 중앙데파트는 도시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인식의 변화 속에서 언제부터인지 천덕꾸러기로 변했다. 특히 대전천을 복개한 위에 건설된 중앙데파트는 친환경의 반댓말로 사용될 정도로 대전천의 생태환경에 악영향을 미쳐왔다. 시는 결국 중앙데파트를 사들여 철거키로 결정했다. 중앙데파트의 철거를 대전 3대 하천이 생태하천으로 회귀하는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철거는 폭발물을 이용한 발파 해체 공법이 도입됐다. 황보건설㈜과 현중건설㈜이 공사를 맡았다.

지상 8층(1만 8351㎡) 규모의 대형 건물을 철거하는데 사용된 화약은 78㎏. 엄청난 크기의 건물을 폭파하는데 사용된 화약의 양으로써는 적은 편이다. 구조물의 하중이 집중되는 지점에 화약을 설치해 발파함으로써 구조물 스스로 하중을 못이겨 무너져 내리는 공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날 중앙데파트 발파철거로 발생된 건설폐기물도 엄청나다. 폐콘크리트만 3만 1838톤에 달하고, 벽돌 등 건설폐재류 5536톤, 혼합폐기물 608톤이 쏟아져 나왔다. 건설폐기물은 오는 11월 말까지 완전히 처리된다.

   
▲ 대전 최초의 쇼핑센터로 지난 34년 동안 대전 시민들과 애환을 함께 해온 중앙데파트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8일 엄청난 굉음을 내며 폭파 해체한 건물 위에서 포클레인이 잔해를 처리하고 있다. 중앙데파트 철거는 대전 3대 하천 살리기의 신호탄을 알리는 것이다.
이번 철거작업의 가장 난코스는 중앙데파트 밑을 흐르고 있는 대전천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동시에 건설폐기물을 걷어내야 한다는 점이다. 하천을 살리기 위한 공사를 하면서 하천의 생태계를 파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특히, 중앙데파트와 연결돼 있던 대전천의 복개구조물(3630㎡)까지 철거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철거를 맡은 황보건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짜냈다. 발파철거를 한 중앙데파트의 잔해물을 제거한 후, 공사구간을 지나는 대천전의 우회 물길을 만든다. 그 다음 복개구간을 걷어내고 다시 원래의 물길을 살린다는 계획이다.

황보건설 박준한 현장소장은 "처음부터 난공사였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치밀하게 진행한다면, 대전천의 생태계를 보호하면서도 공사 구간의 철거 잔해물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중앙데파트 철거는 대전 3대 하천 살리기의 첫 발을 내딛은 것에 불과하다. 도심 하천의 생태 회복을 통해 시민들에게 살아 숨쉬는 자연을 돌려주겠다는 것이 목적이다. 시는 앞으로 중앙데파트 철거와 함께 맞은 편에 위치한 홍명상가도 철거한 후 오는 2010년까지 목척교를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시가 구상 중인 목척교 복원 밑그림을 보면 자연친화적인 시민 친수공간으로 조성하는 3가지 안을 마련해 놓고 의견을 수렴 중이다.

시는 2010년까지 목척교 주변을 도시재생의 상징으로 만든다는 계획 아래 홍명상가 철거공간은 은행동 으능정이 및 중앙시장 이용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문화이벤트 광장으로, 중앙데파트 철거공간은 기존 복개교각 일부를 존치해 역사공원 등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30여 년 전 대전천에서 멱 감고 물놀이를 하던 추억이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날이 멀지 않았다.

대전시 관계자는 "중앙데파트 철거를 비롯한 목척교 주변 복원사업은 콘크리트 더미 아래로 감춰진 대전의 발원지에 햇빛을 비추는 일이며 대전천 살리기의 핵심사업으로 원도심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감어린 자연 속에서 시민들이 행복한 하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사진 = 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인터뷰]황보건설㈜ 박준한 현장소장
"하천 보호 특명속 철거공사 구슬땀"

중앙데파트 철거를 맡은 황보건설㈜ 1997년 설립된 철거전문업체이다. 그동안 ASEM 무역센터 UEC 철거공사, 한남대교 남단기존 교량 철거공사, 청담동 상아아파트 기존 건물 철거공사, 과천 주공 폐굴뚝 처리공사 등 각종 주요 철거공사를 맡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특히 자연환경을 살리기 위해 진행된 이번 중앙데파트 철거공사를 맡은 황보건설은 철거 전문기업으로 강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황보건설 박준한 현장소장에게 들어봤다.

-중앙데파트 철거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의미를 둔다면.

   
▲ 황보건설㈜ 박준한 현장소장
"황보건설의 후대들에게 쾌적한 자연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에 동참해 최적의 환경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기업이다. 중앙데파트 철거 역시 대전시가 자연환경을 되살리기 위한 정책의 일환인 것으로 알고 있다. 황보건설이 이 같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 철거작업 자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부터 난공사였다. 평지가 아닌 하천 위에 있는 건물을 철거한다는 것은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철거전문기업으로서 황보건설의 모든 기술과 노하우가 동원됐다. 특히 하천을 보호하면서도 철거 잔해물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했다. 논의 끝에 하천 구간의 복개천 구간을 철거를 위해 하천의 우회도로를 임시로 만들고, 철거공사 완료 이후 다시 원료의 물길을 되살리는 방안을 찾아냈다."

- 이번 공사의 가장 난코스는.

"중앙데파트는 원도심의 한 가운데 있을 뿐만 아니라, 밑으로는 하천이 흐르고 인근에는 지하철이 지나간다. 또 바로 앞 중앙로에는 하루 수 만대의 차량이 소통한다. 최대한 환경 피해와 소음, 민원이 없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중요한 일이다. 건물 폭파 당시에도 예상 외로 많은 시민들이 중앙데파트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인근에 모여 안전하게 발파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주변 상가 등 시민들의 협조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말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안전하고 완벽한 시공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공사기간 동안 다소간의 소음과 교통불편 등이 있더라도 널리 양해주기 바란다. 당장은 불편하시더라도 나중에 중앙데파트가 서 있던 자리에 하천의 맑은 물이 흐르는 것을 보시면 '잘 참았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시민 여러분의 많은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 

 이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