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대전 동광초 교장

많은 사람들이 일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를 선진국으로 생각하고 그렇지 못한 나라를 개발도상국 또는 후진국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선진국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다른 나라보다 문물의 발전이 앞서가는 나라'라고 되어있지만 국민 소득이 높다고 문물이 앞서간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 나라 국민이 이룩한 학문, 예술, 종교 등의 문화가 발달되어있지 않거나, 국민 의식 수준이 낮으면 선진국 취급을 받지 못한다. 오일머니로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중동의 국가들이 선진국 취급을 받지 못하는 이유이다.

GNP 높다고 선진국? NO!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별하는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기는 어려우나, 일반적으로 1인당 국민 소득, 인간 개발지수(HDI), 국민의 삶의 질, OECD 가입 여부 등이 거론 되는 것 같다.

이 중 인간 개발지수(HDI)는 유엔 개발계획(UNDP)이 각국의 실질 국민소득, 교육 수준, 문맹률, 평균 수명 등 여러 가지 인간의 삶과 관련된 자료를 조사해 각국의 인간 발전 정도와 선진화 정도를 평가한 지수로서 일반적으로 HDI가 0.900점 이상이면 선진국으로 본다고 한다. UN이 각국의 2003년 자료를 바탕으로 2005년에 발표한 개발계획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인간 개발지수는 0.901로 세계 28위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나라는 이제 국민 소득만 조금 더 높이고 환경을 개선하여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진입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민족상잔의 전쟁을 치르고 잿더미가 된 채 남북으로 분단되었던 대한민국이 50여 년의 짧은 기간 내에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국민은 우수하고 대단한 국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그와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 국민 중에는 의식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우리 모두는 크게 반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요즈음은 대부분의 학교가 지방 자치단체에서 지원하여 담장을 헐고 학교를 공원화하여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그러한 학교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교정의 구석구석이 온갖 쓰레기, 술병, 담배꽁초가 즐비하다. 학교를 중심으로 사방팔방의 학교 주변이 야간에 쓰레기를 불법으로 투기하여 쓰레기장이 되어버린다. 불법투기자를 처벌하겠다는 경고문도 아랑곳 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아침에 등교하면 교사들과 어린 학생들이 많은 고생을 한다. 학교 주변에는 외국에서 유학 온 대학생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데 그들이 과연 고국에 돌아가서 우리나라를 어떻게 말할까?

몇 해 전 일본의 대마도를 방문한 적이 있다.? 바닷가를 잠시 돌아보면서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섬 홍도에 갔을 때 바닷가에 버려졌던 온갖 쓰레기 때문에 기분이 상했던 때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기 때문이다.

국민의식수준 먼저 높여야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인들이 밉기도 하지만 '일본이 이래서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 국민들도 의식수준을 높여야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끼려면 국민소득도 더 높여 1인당 3만 달러 이상 되어야 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여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하는 등 할 일이 많다. 그러나 그보다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학교에서는 기본이 바로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어린 자녀들의 기본 생활이 습관화되도록 힘써야 한다. 또 지역사회, 시민단체, 언론기관 등이 모두 나서 국민 의식 수준을 높이기 위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을 전개하여 우리 국민이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선진국 국민이 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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