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값 50% 폭락에 1만t 폐기키로 … 충북과수농가 형평성 문제제기

정부가 과잉 생산으로 가격 하락이 발생한 배 1만t을 산지(産地)에서 폐기할 예정인 가운데, 수매물량과 대상농가 선정을 놓고 반발이 일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1일 정부 예산 44억 원을 투입해 전국에서 올해 생산된 배 1만t 을 산지에서 폐기하고 배값을 농가에 보조키로 했다.

이는 올해 배가 과잉생산 됐고 추석 이후 소비가 급감하면서 가격이 전년대비 50% 가까이 폭락한데 따른 것이다.

농림부와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전국 배 재배면적은 1만 8277㏊로 48만t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충북지역은 1076㏊에서 2만t 가량의 배가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내 폐기대상 물량은 충북원예 농협 59t, 청원군 부용농협 28t 등 총 87t으로 오는 13일부터 폐기될 예정이며, 배 18㎏당 8000원씩 총 3800만 원이 보조금으로 지급된다. 폐기 대상은 병해충 및 결점이 없는 정상과로 무게가 개당 375g, 농산물 표준규격상의 '소'로 제한된다.

정부의 이 같은 산지폐기 방침에 대해 도내 과수농가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폐기대상 물량이 전국 대비 0.8% 수준으로 미미한데다 농협과 출하 계약을 맺지 않은 농가들은 아예 폐기처분 대상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이다.

음성군 과수농가 이 모(59) 씨는 "올해 배값이 폭락해 농가들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특정 과수농가에만 혜택을 부여한다는 것은 대부분 농가들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산지 폐기가 농가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보장해주기 위한 조치인 만큼 나머지 과수농가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대상농가와 물량은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정부가 배를 산지 처분하는 것은 농가 소득 보전차원도 있지만 농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 목적이 크다"면서 "배 1만 톤이 폐기 처분될 경우 11월부터 수급 안정에 따른 가격 향상을 기대할 수 있어 과수농가의 어려움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광 기자 kipo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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