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와 ㈜호텔롯데, 부여군은 어제 민간투자 협정 체결식을 가졌다. 백제역사재현단지가 애물단지라는 오명을 털어내는 순간이다. 그간 지지부진하던 백제역사재현단지 조성사업에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선두주자인 롯데가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가 각별한 의미를 갖게 한다.

롯데는 역사재현단지 내에 3100억 원을 투자해 500실 규모의 숙박시설과 백제테마 아울렛, 어뮤즈먼트 등 각종 테마파크 시설 및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교육과 체험, 휴식, 휴양, 위락이 어우러진 신개념 종합휴양레저형 모델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개발과정에서 자칫 훼손되기 쉬운 백제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가운데 유일무이한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는 자세는 평가할 만하다.

명품 역사테마파크로 단장시키기 위해선 롯데에 주어진 역할이 그만큼 막중하다. 고도(古都)를 품에 두고도 낙후의 꼬리표를 달고 사는 부여는 물론 충남 서남부권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자면 잃어버린 왕국의 복원과 엔터테인먼트의 이질감을 최소화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접목의 미학이 관건이다.

돈먹는 하마로 전락하느냐 국내 최고의 역사문화관광지로 발돋움하느냐는 공공과 민간, 과거와 현대의 균형 잡힌 조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충남도와 롯데의 호흡이 그 만큼 중요하다. 공공부문은 철저한 고증과 자문을 통해 '왕국의 부활'에 충실하고 민간부문은 경직될 수 있는 역사에 재미와 감동을 더해주는 상호 보완이 요구된다. 지나치게 흡인력 창출에 매달리다보면 백제역사재현단지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키기 십상이다. 콘셉트와 동떨어진 난개발도 경계대상이다. 민간부문이 공공부문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하느냐는 연계성 확보가 중요하다. 테마파크시설은 백제의 문양을 이미지화하고 시설 내부에는 전통공예품을 제작·전시한다는 구상이 제대로 반영돼야 하는 이유다.

백제역사재현단지는 충남도가 사활을 걸고 준비 중인 2010 대백제전의 키워드다. 롯데가 나선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게 백제역사재현단지 사업 성공의 보증수표라는 맹목적인 안심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 명품 소나무숲과 같은 친환경적인 요소들을 가미하고 콘셉트를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한시도 눈을 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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