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천안교육청, 학교측에 책임전가 빈축
체육인 "지역 운동부 경쟁력 확보 선행돼야"

충남도교육청과 천안교육청이 체육특기생이 타 시·도로 전출되는 것에 대해 해당 학교 및 지도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천안 A초등학교 테니스부 선수로 활약해 온 B 모 양이 경기도 안양 소재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자 교육청이 학교 측에 책임을 묻고 있는 것.

A초등학교에 따르면 이번에 전학을 간 B 양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테니스를 시작해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전국 4강권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올해 소년체전에서 은메달을 딴 후 전학을 결정했다.

그러나 교육청에서는 B 양의 전학과 관련, 지도교사 및 코치의 능력부족과 학교 측의 운동선수 전학에 따른 규정 위반 등을 들어 책임을 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교육청은 일반 학생들은 전학이 자유롭지만 운동선수의 경우 모든 가족이 이사가지 않는 한 신중히 검토해 이적동의서를 써줘야 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B 양의 경우 학생과 아버지만 이사를 갔음에도 학교 측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이적동의서를 써준 것은 문제가 있다며 관게자들을 추궁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지역 내 체육인들은 교육청이 충남체육의 구조적인 문제는 등한시하며 현재 발생한 사안만을 놓고 책임 소재를 따지고 있다며 이는 한 치 앞도 헤아리지 못하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비난하고 있다.

한 지역 체육인은 "테니스뿐만 아니라 비인기종목 대부분이 서울, 경기권 지역 운동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운동선수들의 이탈을 누군가의 책임으로 몰아가기보다는 초·중·고등학교로 이어지는 운동부의 체계 개선이나 아낌없는 지원 등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선 학교 코치들 역시 "일부 코치들의 경우 6개월 계약의 파리 목숨이나 다름없는 데다 메달 색깔이 코치 생명을 좌우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 지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더 조건이 좋은 곳을 찾아 떠나는 학생들을 일일이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이번 B 양의 전학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을 조사 중이다"며 "해당 학교나 체육인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천안에서는 테니스를 비롯, 육상과 수영 등 4∼5명의 메달 리스트들이 타 시·도로 전학간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최진섭 기자 heartsun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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