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들 가입 권유로 큰 손실 … 항의 빗발

금융불안으로 상당수의 펀드들이 큰 손실을 기록하는 가운데 이에 항의하는 고객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특히 항의 고객들의 발길은 증권사보다 은행에 집중되고 있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대전시 서구의 모 증권사 지점장은 "증권사의 경우는 고객들이 처음부터 투자를 목적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 반면 은행은 예금이나 대출 업무로 찾았다가 은행원의 권유로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 펀드나 파생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여러 업무를 맡은 은행에서는 상대적으로 고객이나 직원 모두 시간에 쫓겨 상품설명이 부족하거나 창구직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도 분쟁의 요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올 초 모 은행을 통해 중국관련 투자상품에 가입했다가 손실을 입은 한 고객 A(49·대전시 서구) 씨는 "정기예금 통장을 만들려고 은행에 갔다가 당시 '증시가 바닥을 보이고 있어 같은 돈이라도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은행직원의 난데없는 설명을 듣고 얼떨결에 투자하게 됐다"며 "투자의 본인 귀속 책임에 대한 설명은 들었지만 당시에는 워낙 좋은 얘기만 해대는 통에 손실은 생각도 못했다"고 원망했다.

A 씨처럼 은행에서 투자상품에 가입한 고객들은 당시 은행 직원을 찾아가 원망성 항의를 해보지만 투자에 대한 본인 책임에 서명한 탓에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모 은행직원은 "투자 손실로 종종 고객들이 찾아와 항의를 하고 있어 난처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특히 연세가 많은 고객들은 손실에 대한 책임소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진땀을 빼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원금의 최대 80%까지 손실을 보고 있는 우리은행 파워인컴펀드 1·2호의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주 과대 광고와 불완전 판매 등을 이유로 은행 측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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