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수성 예민한 청소년 '베르테르효과' 우려
충북서 생활비관 등 이틀 3명꼴 목숨 끊어

탤런트 안재환 씨가 자살한지 한 달도 채 안돼 톱탤런트 최진실 씨가 또 자살로 생을 마감하자 그 사회적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특히 사춘기의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과 함께 '베르테르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나온 18세기 말 유럽에서 주인공인 베르테르를 흉내낸 모방자살이 급증한 데서 유래된 것이 '베르테르 효과'다.

청주시 S병원 정신신경과 의사 K 씨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은 그들의 우상인 연예계 스타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동경하며 알게 모르게 따라하게 마련이다"며 "톱스타들이 잇따라 자살이라는 극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을 보게 되면 청소년이나 자살을 고민하던 사람들이 큰 거부감없이 똑같은 방법의 죽음을 택하게 되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나라 청소년들은 입시 등에 따른 정신적 압박이 어느 나라보다 심한데도 마땅한 탈출구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며 "잇단 톱탤런트들의 자살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런때일수록 교육당국이나 가족들은 아이들의 정서상태를 잘 관찰해 대처해야 하고 함께 대화로 고민을 풀어가야 할 것"이라며 "특히 뭔가 골똘히 고민하고 있는 아이나 절망 속에 낙담만하는 우울증세가 있는 가족이 있으면 예의주시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충북징역의 경우도 이틀에 3명 정도가 신병비관이나 지병, 가정불화 등을 이유로 자살을 하고 있다. 5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도내 자살자는 지난 2005년 549명, 2006년 499명, 지난해 483명으로 3년간 1531명이 돼 하루 평균 1.4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집계됐다.

자살 동기는 생활비관이 60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병고 시달림 335명, 정신이상 114명, 가정불화 92명, 염세 90명, 빈곤 50명, 사업실패 42명 순으로 분석됐다.

자살자의 성별은 남성이 10054명으로 여성 477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이 625명( 42.5%)으로 가장 많았으며, 41∼50세 274명, 51∼60세 미만 249명, 31∼40세 217명, 20∼30세 124명, 20세 미만 42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경우 자살이 주요 사망원인 5위로 나타났고 최근 20년간 자살사망률 증가 속도는 OECD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자살자가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도내에서 이틀에 3명가량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며 "자살을 막으려면 가족이나 주변인은 물론 사회구성원 전체가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인석 기자 cisk@cctoday.co.kr

베르테르 효과=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나온 18세기 말 유럽에서 주인공인 베르테르를 흉내낸 모방자살이 급증한 데서 유래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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