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부모단체 "평가 거부는 반교육적 행위"
전교조 "과도한 교육예산 낭비 … 즉각 중단을"

이달 중순 실시 예정인 전국 초·중·고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놓고 학부모, 시민사회단체의 찬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초등 3학년을 대상으로 읽기, 쓰기, 기초수학 등을 평가하는 기초학력 진단평가(10월 8일)와 초등 6학년, 중학 3학년,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국어, 수학, 영어 등 5개 교과를 평가하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10월 14∼15일) 등 두 가지다.

두 시험 모두 지난해까지 전체 학생의 3%를 표집해 실시됐으나 올해부터 전체 학생으로 확대됐다.

ㅤ▲일부 학부모 단체 "전교조 학생 볼모 반교육적 행위"=자율교육학부모연대 등 4개 단체는 1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전교조의 일제고사 반대 입장 관련, "전교조가 아이들을 볼모로 학력평가를 거부하는 것은 반교육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실상 순위가 드러나는 모든 평가들은 서열화 우려를 동반하기에 전교조의 문제제기는 건강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생각을 관철하려 학생, 학부모를 선동하는 것은 옳지 못하며 매우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전교조 반대로 학력평가 과정에서 부당한 사례가 있을 경우 학부모 단체, 학교운영위원들과 함께 공동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ㅤ▲중3학생 한 달 새 3번 평가 '시험지옥'=전교조 대전지부와 충남지부는 오는 9일 오후 5시경 대전시교육청에서 교사와 학부모들이 참가한 가운데 '일제고사 반대하는 교육주체결의대회'를 갖는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4·15 학교자율화 조치 이후 일선 학생들이 매달 사설모의고사까지 보는 시험지옥에 시달리고 있다"며 "사교육비를 증가시키고 과도한 교육예산을 낭비하는 일제고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고입 시험을 앞둔 충남지역 중3 교실은 지난 24일 도 출제경향성평가에 이어 이달 초 중간고사, 14일 전국연합학력평가 등 한 달 새 3번의 시험을 치르게 된다.

충남의 한 중학교 교사는 "경향성 평가에 수행평가,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을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며 "중3 교실은 고입선발고사에 맞춰 학생들을 관리하기도 버겁다"고 말했다.

전교조 충남지부 이정희 사무처장은 "정부가 각종 평가시험을 통해 학력신장을 높인다고 하지만 시험을 많이 본다고 학생들의 성적이 올라갈지 과연 의문이 된다"고 말했다.

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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