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점수 미달 단체에 기금 반복지원 … 특정단체 편들기 의혹

문화예술진흥기금 집행의 적절성을 가리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대전시가 도입한 '문화예술진흥기금 모니터링 평가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기준점수 이하의 점수를 받은 단체들이 기금지원 대상자로 재선정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문화예술진흥기금 모니터링 평가결과 기준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던 예술단체 6곳에 기금을 지원했다 지난해 행정안전자치부 감사에 적발됐던 대전시가 올해 또 다시 기준점수 이하인 미술단체 한 곳에 기금을 지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특정단체 편들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지난해 대전시로부터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지원받은 A미술단체는 문화예술진흥기금 모니터링 평가결과 대전시가 기준점수로 정한 60점보다 낮은 59점을 받았다.

규정대로라면 기금지원 대상자에서 탈락됐어야 했다.

하지만 심사에 참여했던 지역 출신 심사위원 3명 전원 합의에 의해 A미술단체가 올해에도 문화예술진흥기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취재결과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모니터링 평가결과는 기준점수보다 낮았지만 심사위원 전원이 지원 필요성이 있다고 의견을 내 기금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며 "모니터링 평가결과도 중요하지만 심사위원들의 의견도 무시할 수 없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기금 심사 평가원칙을 대전시 스스로 어긴 꼴이어서 향후 기금 심사 결과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문화예술진흥기금 심사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장르별로 한 명이 모니터링을 전담하다 보니 모니터링 평가결과의 공정성 및 타당성을 놓고 심사위원들의 이의제기가 많았고 이를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스스로 정한 원칙을 어긴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모니터링을 하는 이유는 해당 단체의 예술적 가치 평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수용자 입장의 평가를 듣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심사위원 스스로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기금 집행의 가장 우선은 공정성"이라며 "있는 기준을 심사위원 스스로 어긴 것은 여러 의혹을 살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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