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노인의 날]

#1. 함께 살던 아들과 결별을 선언하고 혼자살기로 결심한 A(72·대전 동구) 할머니는 웃음을 다시 찾았다.

5년 전 중풍으로 거동이 불편해 지자 아들은 매일 술을 마시고 들어와 온갖 폭행과 갈취를 일삼았다. 성이 차지 않을 때에는 눈에 보이는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던지는 등 난동까지 부렸다. 결국 온 몸에 생긴 상처와 마음의 상처만을 가슴에 묻고 아들이 알지 모르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2. 5년여 동안 정신질환에 시달려온 B(81·대전 중구) 씨는 2명의 자식들로부터 버림을 당하고 조카 집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가정형편이 녹록지 않은 조카도 올해부터 B 씨에게 관심이 멀어졌고 거리를 배회하던 B 씨는 결국 요양시설을 택했다.

이 시대 청·장년층의 부모인 노인들이 거리로 내 몰리고 있다.

자식들로부터 학대를 당하면서도 쉬쉬하고 결국 '현대판 고려장'을 택한 노인에서부터 가족의 관심의 끈을 놓는 사이 집을 나가는 치매노인들까지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전국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노인학대 건수는? 4730건으로 2006년에 비해 18.4% 증가했고 그 중 학대 사례는 2312건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학대행위자는 아들이 53.1%로 가장 많았고 며느리(12.4%), 딸(11.9%), 배우자(7.6%)의 순으로 친족에 의한 학대가 대부분이다.

결국 이들이 찾는 곳은 독거노인들이 밀집해 있는 쪽방촌으로 흘러들어가거나 요양시설로 흡수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는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119구급차를 이용한 노인환자들은 9849건으로 지난해 동기간 9391명에 비해 5%가 증가했으며 환자 발생지역 대부분이 생활보호대상자들이 거주하는 곳에서의 신고라는 대전소방본부의 분석에 기인한다.

이처럼 노인문제는 더 이상 가정 내의 문제가 아닌 우리의 문제다.

정부가 이를 근원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절실하지만 우리 사회도 노인을 지키기 위한 관심과 배려가 더욱 절실하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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