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활동 전·후기 나눠하자" 임기 흥정 각서 드러나

지방의회 비례대표 의원의 임기를 2명이 2년씩 나눠갖는 나눠 먹기식 비례 대표제에 대해 비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아산시의회에서도 이 같은 방식의 공천이 이뤄진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일 아산지역 정가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전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 모 정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전·후반기를 나눠서 의정활동을 하기로 합의하고 각서까지 작성했다.

지역정가에 따르면 모 정당의 비례대표 A 시의원은 지난 2006년 5월 지방 선거를 앞두고 공천순위 1번을 얻으면서 '2008년 2월 28일까지 사퇴한다'는 의원직 사퇴서와 정당탈퇴서를 법무사의 공증을 받아 아산시당원협의회에 위임했다.

그러나 합의각서상의 날짜가 지나도 A 의원이 사퇴하지 않자 B 씨 측이 지난 3월 3일자로 충남도당에 위임장을 첨부해 사퇴서를 접수했지만 A 의원이 사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아산시민모임은 '의원직이 상품인가? 나눠먹기식 비례대표에 대해 시민들에게 공식 사과하라'는 논평을 발표하고 해당 정당의 대시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모임은 논평을 통해 "지방의회의 비례대표는 흥정의 대상이 아니며, 각서나 공증까지 받아야 할 감투가 아니다. 분명 선거를 통해서 뽑힌 자리를 자신들 마음대로 전·후반기 나눠서 하겠다는 것은 풀뿌리 민주주의를 무시한 정치적 야합"이라고 비난했다.

또 "특히 지역을 대표한다는 공당이 이를 실행하려 했다는 것은 주민들의 여론은 전혀 개의치 않는 안하무인식 정치이며, 그렇지 않아도 지방의회에 실망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시의회의 존재감마저 회의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비례대표 시의원의 나눠 먹기식 각서가 오간 행위에 대해 공당으로서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 아산=이 봉 기자 lb112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