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전국체전 마지막 출전 … 지역체육계 "내년체전 차질" 우려 목소리

대전 연고로 한국 사이클의 간판팀인 한국수자원공사 남자 사이클팀이 올 전국체전을 마지막으로 해체돼 지역 체육인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특히 내년 대전에서 전국체전이 열려 한 개 팀이라도 더 창단을 해야할 상황에 팀이 해체된다며 수자원공사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30일 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일환인 체육팀 구조조정 차원에서 남자 사이클팀 해체를 최종 결정해 지난 26일 팀에 통보했다.

수자원공사는 남자 사이클팀과 남자 조정, 여자 육상 등 3개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출규모 등을 고려할 때 타 공기업보다 체육팀이 많아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3개팀 중 각종 장비 구입 등 유지비가 가장 많이 들어 사이클팀이 해체대상이 됐다.

따라서 수자원공사 사이클팀은 이번 전국체전이 마지막이다.

이에 따라 지역 체육인들의 아쉬움이 커지면서 내년 대전 전국체전 목표달성 차질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자원공사 사이클팀은 지난 77년 팀 창단 후 국내 최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것은 물론 아시안게임에서 무려 7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등 대전과 우리나라 체육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

더욱이 매년 전국체전에서 단체전 동메달과 비슷한 300~400점의 점수를 대전에 안겨준 효자종목이어서 내년 전국체전을 앞둔 지역 체육인들의 실망감은 크다.

또한 경기불황 시 체육팀 해체가 손쉬운 구조조정 방법으로 채택되는 현실에 분개하면서 타 팀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전정긍긍하고 있다.

대전지역의 한 체육인은 "지역 체육발전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온 수자원공사 사이클팀이 단칼에 해체되는 모습을 보면서 씁쓸한 생각이 든다"며 "수자원공사 내부의 절실한 이유도 있었겠지만 공기업의 이익환원 차원 등 다각도에서 해체를 고려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체육인은 "어려울 때마다 체육팀 해체가 도마위에 오르는 것을 보면서 체육인의 길을 택한 것이 후회될 때가 정말 많다"며 "올림픽 메달에 환호를 하면서도 단순한 기업논리로 올림픽 메달 획득에 가장 중요한 일선 팀 활성화에 등을 돌리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어쩔 수 없어 사이클팀을 해체할 수 밖에 없었다"며 "감독의 경우 정규직이어서 회사에 근무를 하면되고 선수들도 타 팀에서 충분히 운동을 계속할 수 있는 실력이어서 그마나 다행이다"고 밝혔다.

?유순상 기자 ssyoo@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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