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토론회]행정도시 건설과 수도권 규제완화 이대로 좋은가

충청투데이는 국가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추진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최근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지상(紙上) 토론회를 준비했다. 규제를 완화해 수도권의 경쟁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더욱 키워야 한다는 논리와 비대해질대로 비대해진 수도권의 규제가 풀리면 모든 국가 자원을 빨아들여 지방의 발전은 요원해진다는 논리가 맞서고 있다. 정치권과 자치단체의 주장을 통해 행정도시 건설 등 균형발전정책과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한 논쟁의 핵심은 무엇인지, 올바른 논의의 방향은 무엇인지 입장을 정리해봤다. 단 본지는 지상토론회를 위해 최상철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 김문수 경기지사에게 지상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하고 공통질문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지만 '시기적·상황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거절 의사를 밝혀왔음을 알려둔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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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上좌-강용식 행복도시상생발전위원장, 上우-박성효 대전시장,? 下좌-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최고위원, 下우-이완구 충남지사.

▶질문 1 :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 수도권 규제완화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인 수도권 규제완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강용식 행복도시상생발전위원장

"수도권 규제완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수도권 규제완화는 다시 국가균형발전정책의 훼손으로 이어진다.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발전하기 위해서는 과밀화된 수도권 인구를 지방으로 과감히 분산해야 한다.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고 지방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는 것이 곧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 박성효 대전시장

"수도권 규제완화는 수도권 내에서 더 큰 사회문제를 야기해 오히려 수도권 경쟁력은 물론 국가신뢰도 또한 추락시킬 것이다. 시기와 방법이 문제다. 지자체와 충분한 논의와 협의를 거친 뒤 수도권 규제완화를 추진해야 한다. 지방이 안정되고 자생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 선결과제이자 전제조건이다. 일반적인 규제완화나 기업환경 개선의 혜택이 수도권에 집중된다면 결국 그게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최고위원

"수도권 규제완화는 수도권의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수도권 이기주의'에 불과하다. 인구와 부의 절대다수가 모여 경제적 이익과 정치적 욕구,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형성하고자 하는 경향이 바로 수도권 이기주의의 실체다. 수도권 이기주의는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문제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이 같은 역사인식 속에서 수도권 규제완화 반대는 규제 자체를 찬성하는 게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심화를 반대하는 논리이며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는 틀을 구축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의미라는 점이 중요한 포인트다."

◆ 이완구 충남지사

"국가균형발전과 직결되는 수도권 규제완화는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먼저 수도권 중심의 발전 전략은 국가경쟁력 차원에서 한계가 있다. 과밀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교통·환경비용, 지가 상승 등으로 생산성 측면에서 수도권은 더 이상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수도권 교통혼잡비용만 12조 8515억 원(2005년 기준), 대기오염 피해비용이 연간 10조 원에 달하고 있다. 두 번째로 우리 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회통합·국민통합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가야 하는데 전 국토의 88%와 전 국민의 52%가 살아가는 지방을 떼어 놓고는 사회통합·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 정우택 충북지사

"이명박 대통령은 '지방발전에 지장이 없는 선에서 잘못된 규제를 바로잡겠다. 무조건 수도권 규제를 풀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기업환경개선대책, 반환공여지역·주변지역 개발,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 자치단체는 지방경제의 공동화를 우려하면서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에 강한 불신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방법론과 개념에 있어 수도권 규제완화를 반대하는 것은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수도권 과밀집중의 폐해를 막자는 취지다. 결코 수도권 발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

◆ 정진석 한나라당 국회의원

"현재 우리의 현실은 수도권이 비대해 있어 국정 전 분야에 걸쳐 비효율성이 심화되고 있다. 지방의 발전 토대를 상당한 정도로 구축하기 전에 수도권 규제를 성급하게 풀 경우 균형발전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게 될 것이다. 수도권 규제완화는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큰 그림 속에서 지방발전과 연계한 치밀한 프로그램을 통해 추진돼야 할 것이다."

◆ 홍재형 민주당 국회의원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고 하는 발상 자체에 문제가 있다. 수도권 규제완화가 경쟁력 강화로 직결된다는 논리도 사실 설득력이 없다. 지방에 힘을 실어줘야 국가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고 균형발전도 이룰 수 있다. 참여정부 때 물꼬를 튼 균형발전정책을 꽃도 피우기 전에 접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

▶질문 2 : 이명박 정부의 '선(先) 지방육성·후(後) 수도권 규제완화' 기조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방을 육성하면서 수도권의 규제도 단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인데… 전반적인 수도권 규제완화의 적기는 언제라고 보나.

◆ 정진석

"수도권 규제완화에 앞서 지방육성의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는 기조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 지방과 함께 지방육성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우선 마련하고 실행과정에서 효과를 평가하면서 수도권 규제완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정우택

"자립능력 기반 확충과 전략산업 육성 등 지방의 경제 활성화·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비수도권의 공감대를 형성한 뒤 수도권 규제완화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도권 규제를 섣불리 완화할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규제개선에 대해선 선별적으로 접근하되 나머지는 현 기조를 유지해야 하며 규제 개선의 내용과 시행시기에 대해서도 완급조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강용식

"먼저 지방을 육성하고 나서 수도권을 계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일단은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우리 나라의 수도권 과밀집중과 지역 간 불균형으로 인한 각종 폐해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립구도가 아닌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 박성효

"수도권 규제완화는 지역발전이 구체화된 뒤에 이뤄져야 한다. 행정도시·혁신도시·기업도시 등 균형발전 국책사업이 지역의 성장거점으로 뿌리를 내려 성과가 가시화돼야 한다. 수도권 내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접경지역 등의 주민생존권과 관련된 규제는 개별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해야지 이를 빌미로 전체 수도권의 규제를 풀어내려고 접근하는 것은 곤란하다. 비수도권은 자립기반을 강화하고 수도권은 양적 팽창보다는 질적 고도화 전략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 홍재형

"기존 지역균형발전전략 사업들을 우선 마무리해야 한다. 진정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선 수도권 규제완화를 통해 수도권 과밀화를 가중시킬 게 아니라 균형발전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공생할 수 있다."

◆ 심대평

"지방의 국제화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21세기 국가경영전략의 근간이다. 지방마다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그 경쟁력이 모아져야만 국가경쟁력 강화로 승화된다."

◆ 이완구

"수도권 규제완화는 지방의 자립적 발전기반이 구축되고 수도권의 성장관리와 계획적 관리가 정착된 이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도권 규제를 통해 과밀화의 폐해를 줄이고 혼잡비용과 환경오염 피해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러면서 수도권은 금융·의료·교육·서비스 중심으로 경쟁력을 키워 상품의 전시장 역할을 하고 비수도권은 전시장의 콘텐츠를 채울 수 있는 기반 확충이 필요하다."

계속 : 균형발전만이 살길 … 행정도시 원안추진 국가사명"

?<토론회 참석자>

◇ 강용식? 행복도시상생발전위원장
◇ 박성효? 대전시장
◇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최고위원
◇ 이완구? 충남지사
◇ 정우택? 충북지사
◇ 정진석? 한나라당 국회의원
◇ 홍재형? 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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