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수술보증비 등 꿀꺽 '인면수심' 40대 구속

대학생 두 아들의 학자금을 평소 고민해 오던 관광버스 운전자 전 모(58) 씨는 한 달여 전 경부고속도로의 한 휴게소 화장실에서 '장기매매, 신장 8000만 원'이라는 문구의 스티커를 우연히 발견했다. 가뜩이나 졸업을 위해 1학기를 남겨둔 큰 아들의 학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았던 전 씨는 용기를 내 스티커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전 씨는 상대방이 일러주는 대로 병원에서 혈액검사를 받은 뒤 조직검사비로 80만 원을 송금한 데 이어 2주 후에는 장기기증서작성비 50만 원, 또 다시 2주 후에는 수술보증비 350만 원 등 총 480만 원을 보냈다.??

그러나 수술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상대방은 연락이 두절됐다.

사시준비생 김 모(30) 씨도 마찬가지. 사법고시 1차를 합격했지만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그동안 돈을 빌려 생활하면서 생긴 빚(사채 포함) 걱정을 해 오던 그는 귀향 중 중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본 장기매매 스티커를 보고 굳은 결심했다가 전 씨처럼 260만 원을 사기당했다.

채무부담으로 사채까지 손댔다가 급기야 장기매매까지 결심한 이들의 돈을 뜯어낸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지방경찰청 수사과는 28일 장기매매를 빙자해 수천만 원을 가로챈 이 모(42·경북 김천) 씨를 긴급체포해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에게 사기를 당한 이들은 지금껏 밝혀진 수만 16명에 피해액은 3900만 원으로 확인됐다.

유성열 기자 andrew402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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